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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o/[런던건축일기]

[7주차] Tender Package를 작성하다.

X Teo



7주차


이번주는 목요일에 일찌감치 두개의 프로젝트를 모두 끝냈고, 건축주의 최종확인을 기다리고 있다.


비슷한 두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오가며 진행을 하다보니, 어느 프로젝트의 업무인지 헷갈릴때가 있다.

도면을 직접 그리는 나보다는, 확인과 검토를 해주는 Alex가 특히 혼란스러워 했다.

각 프로젝트 별로 집중도가 떨어지는 부분도 있었고, 결국 소장님이 하나를 먼저 끝낸 뒤에 다음으로 넘어가자고 하셨다.

아마 앞으로는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일이 별로 없을 듯 하다.


이번주 프로젝트 중 하나는 굉장히 간략화 된 단 한장의 도면으로 카운실 허가를 준비했다.

한장에 우리의 계획안과 도면을 이해하기 위한 모든 정보를 담아야 했다.


이번주에도 이소장님은 명언을 남기셨다.

"건축가의 여러 업무 중에서도, 몇장의 종이에 모든 정보를 담는 일. 그것은 마치 예술과 같다."



목요일에 프로젝트 두개를 모두 끝내고, 금요일은 Alex의 프로젝트를 도왔다.

나는 지금까지 계획단계의 작업만 했는데, 이 프로젝트는 Tender Package입찰도면을 그리는 단계다.

게다가 나는 단독주택만을 진행했으나, 이 프로젝트는 그보다 규모가 큰 주거시설로 여러 가구를 동시에 확장하는 프로젝트다.


계획도면은 건축주와의 의견조율과 카운실의 허가에 주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작은 오류는 이후에 바로 잡을 수 있고, 변경이 이루어 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입찰을 위한 도면은 Contractor에게 넘어가는 이후 부터, 발견되는 오류에 대한 책임과 손실은 모두 건축가가 떠안아야 한다.

그렇기에 굉장히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그래서 이름도 Tender인가보다.


내가 맡은 일은 기존에 진행이 완료된 다른 프로젝트에서 창호도나 상세도면을 복사해오거나, 실측도면과 모델링을 일치시키는 정도의 일이어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


그런데, Alex의 지시대로 도면을 작성하던 중에

소장님 두분이 Tender Package 일부를 내가 작성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백소장님이 Alex에게 Tender Package는 굉장히 민감하고 중요한 도면인데, 나에게 맡기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냐는 이야기를 하셨고, 

Alex는 기본적이고 간단한 일이라 충분히 내가 할 수 있다고 판단했으며, 본인이 꼼꼼히 확인하겠다고 응수했다.

백소장님은 여전히 염려를 가지고 있으신 듯 하지만, 어째든 내가 진행 하던 부분은 끝을 내기로 했다. 


Alex는 매주 월요일에 Bartlett에서 수업을 듣기 때문에 월요일에 내가 할 업무까지 알려주었다. 


또 한주가 바쁘게 지나갔다.



새로운 보금자리


이사를 한 뒤로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있다. 걸으면 35분 정도, 자전거로는 10분 정도가 걸린다.

교통비가 거의 들지 않아서 좋을 뿐 아니라, 공원을 지나고 골목길을 지나며 아침 공기를 마시는 출근길은 참 기분이 좋다.


퇴근 후 집에 와서는  정리를 조금씩 계속해서 하고 있다.

이전에 살던 방은 세가지 원색으로 가득한 방이라 발랄하고 아늑한 느낌인데, 새 방은 갖 흰색 페인트와 흰 창호로 보수가 된 방이라 횡하고 차가운 느낌이다.

지금은 커튼도 없고, 제대로 구색을 갖춘 조명도 없다. 아마 일년은 이 방에서 지낼테니 Floor Lamp도 사고 방을 좀 꾸며야겠다.


그래도 Canary Wharf의 고층빌딩이 보이는 개인 발코니가 있는 것은 정말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