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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o/[런던건축일기]

[9주차] 건축주 미팅을 준비하다.

X Teo


9주차


월요일부터 Summer Time이 시작되었다.

한시간이 당겨져서 하루가 시작되었고, 덕분에 이제 해가 떠있을때 퇴근을 한다.

여름이 오면 9시는 넘어야 해가 질테고, 모기와 더위가 없는 환상적인 영국의 여름이 시작 된다!


이번 한주는 시간이 정말 짧았다.

금요일부터 부활절 연휴여서 실제로 날짜가 짧기도 했고, 수요일의 건축주 미팅을 준비하기 위해서 월화 이틀을 바쁘게 보냈기 때문이기도 하다.

화요일에는 11시에야 퇴근을 했다.

하지만 뚜렷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인지, 늦게까지 일을 하는 것이 그렇게 고통스럽거나 지겹게 느껴지진 않았다.

오히려 오랜만에 무언가에 몰두해서 바쁘게 움직이는 기분이 썩 괜찮았다.


실시설계 도면을 작성 하면서, Fire Safety Plan이라는 것을 그렸다. 

화재시 출구에서 가장 먼 곳 까지의 거리와 화재 보존 구역에 대한 도면 이었다.


런던은 1666년의 런던대화재 이후로 소방대라는 개념을 처음 발명한 곳인 만큼 화재에 대한 대비가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Party Wall공유벽 이다. 공유벽은 집과 집 사이의 경계임과 동시에 두겹의 벽돌로 세워져 있어서 Fire wall방화벽의 역할도 하게 된다.

이 공유벽이 지붕 위로 돌출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Fire Wall Parapet으로써 연이어진 주택 중 한채에서 불이 나더라도 옆집 지붕으로 옮겨붙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두 건물이 하나의 벽을 공유하는 것이 법적으로 불가능 하기 때문에 이런 형태를 볼 수 없다.


벽을 공유하며 이어붙은 Terraced house. 사진의 Terraced house는 비교적 최근에 개발업자에 의해 지어진걸로 보인다.



수요일의 건축주 미팅은 잘 마무리가 되었다.

실시설계 도면에 대해서 건축주에게 설명을 하고 상의를 한 미팅이었는데

일반적으로, 계획설계 단계에서 건축주와 여러번의 상의를 하며 계획안을 Council에 제출하게 되고 그 후에 실시도면 작성은 건축주가 일일이 확인하는 경우가 잘 없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의 건축주가 워낙에 프로젝트에 대한 걱정과 관심이 많다. 

하루는 그 걱정과 관심에 비해, 일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정확히 파악이 안되고 예상만큼 빨리 진행이 되지 않아서 답답했나보다. 소장님에게 전화가 와서는 울기까지 했다. 

소장님은 전적으로 이 클라이언트를 위해 모든 것을 도와주기로 마음 먹으셨고 Alex와 함께 특별히 신경을 써서 진행하고 있다.

이제 2주뒤, 도면을 최종 마무리하고 Contractor에게 넘겨야 하기 때문에, 아마 2주간은 Alex를 도와 계속 이 프로젝트를 진행 할 듯 하다.



두번째 월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