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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o/Ess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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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르뷔제 색연필 ​​​​X Teo 파리에서 마지막날 샀던 꼬르뷔제 색연필을 깎았다. 사용하기 위해서 깎고 나면 원래와 같은 모양도 아닐 것이며 Le Corbusier라고 쓰인 글씨도 깎여 나갈테니까 사진을 남겼다. 깎고 나니까 역시 종전만큼 예쁘지가 않다. 사용하기 위해 다듬은 것 보다, 사용할 수는 없는 새것인 상태가 더 보기에 좋다니... 마치 실제 생활하기엔 불편하다는 거장들의 작품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리에서 느낀 샤를리 엡도 테러에대한 프랑스인의 국민성 X Teo 프랑스의 주간지 샤를리 엡도 의 테러로 12명이 사망했다. 어제 대규모 추모시위가 열렸던 Républica 광장에는, 비가 오는 가운데에도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다. 언론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서 자신의 의견을 소신있게 주장하기도 하고, 광장의 바닥에 펜 하나를 내려놓으며 추모에 동참하기도 한다. 파리에는 차디찬 겨울비가 내리고 있다. 추모 촛불이 빗물에 꺼지고, 자유•평등•박애의 상징인 삼색기는 하나둘 조기로 바뀌고 있지만, 국민 모두가 손을 모아 붙잡은 그들의 펜대는 어떠한 폭력에도 꺾이지 않을 듯 하다.
Richard Serra와 Antony Gormley의 공공미술 X Teo 약속이 있어 Liverpool Street을 들렀다가 영환이형이 먼저 다녀간 Richard Serra의 Fulcrum을 마주쳤다. 아무말 없는 거대한 조각일 뿐인데, 어찌나 반갑던지. 2014/04/23 - [0Fany/Memory palace] - 130918 런던의 중심에서 리차드 세라를 만나다 리버풀스트릿은 런던의 유명한 고층 빌딩이 밀집한 Bank 일대와 상당히 가깝다. 특히 리버풀스트릿은 튜브 뿐만 아니라 기차역이 함께 있는 곳이라 유동인구가 상당히 많은 곳이다. 리버풀스트릿의 첫 인상은 정말 '별로'였다. 우선, UBS Bank의 사옥으로 추측되는 갈색 건물이 주변 전체를 압도하며 답답한 느낌을 주었다. 건물 주변 곳곳에서 대형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도 한몫 했다. 파사드 디자인에..
결핍 상실의 계절이 가고, 결핍의 계절이 왔다. 너무 많은 것을 잃었고, 많은 것이 채워지지 않았다. 행위가 뒤따르는 결핍만이 상실에 의미를 부여한다. 살아갈 가치를 부여한다. 자연이 그렇고 사람이 그렇고 우리 사회가 그렇다.
1.2 X Teo 1. 런던의 히드로공항은 전세계에서도 손에 꼽히게 비행기가 많이 오르내리는 공항이다. 머리위를 오가는 비행기를 보면, '누군가 또 이 도시로 오는 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2.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친해지고, 그들과 함께 어울리고.. 그러는 사이 함께 어울렸고, 누구보다도 친하게 지냈으며, 오래 만난 사람들과 멀어지기도 한다. 내가 누군가를 소중히 여긴다고 해도 그는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을 수도 있다. 너는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표현하지 못하는 나처럼 그 사람도 나에게 그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을 수도 있을테다. 그 미묘한 간극이 결국에는 조금씩 멀어진다는게 슬프다. 2014.6.28
무화과 어릴적,외할아버지 집 마당에는 포도, 석류, 무화과 열매가 열렸다.외사촌동생들이 생기기 전까지그 알알이 열매는 모두 내 차지였다. 그중에서도 달달한 무화과를 가장 좋아했다.마트에서는 쉽게 볼 수도 없고, 외할아버지 집에서만 먹을 수 있기에 더욱 그랬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자식들과 가까운 곳에 살기 위해 아파트로 이사를 하신 이후로 더이상은 달콤한 무화과 맛을 볼 수 없었다. 이 먼 곳 영국에서,매일 걷는 집앞 골목에 무화과 열매가 떨어진다. 나를 위해 무화과를 따주시고명절에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따로 빼놓으셨던 외할아버지. 무화과를 보면 늘 외할아버지 생각이 난다. 2014.6.17 런던에 온지 두달 되던 날에..
콘치타 부르스트Conchita Wurst의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우승 유럽권 최대의 음악 경연 대회인 Eurovision Song Contest 2014 이 5월 10일 코펜하겐에서 열렸다.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는 약 6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ABBA가 이 대회의 우승을 통해 데뷔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는 37개 국가가 대회에 출전했다. 그리고 대망의 우승 프로피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가수 Conchita Wurst(콘치타 부르스트)가 차지했다. 콘치타는 남자이지만, 여자 가수로 활동한다. 이게 말인지 소인지 싶겠지만 사실이다. 가발을 쓰고 몸에 딱 붙는 옷을 입고 여자가수로 활동하지만, 동시에 수염을 기른 남자이다. 유럽에서도 보수적인 편에 속하는 오스트리아에서 국가대표로 뽑히기 까지는 많은 눈물과 실력, 노력이 뒷받침 되었을 것이다. '외모와 성별, 출신 성..
동아리 이야기 학과 내 동아리 Archiphilia라는 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우리 동아리는 1983년 영남대학교 건축대학원생들을 주축으로 만들어진 '건축설계연구동아리'다. 당시 열악한 학교시설과 커리큘럼에서의 한계를 느껴, 학교 외부에서 작업공간을 따로 임대하여 자체적인 스터디와 작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최초의 작업공간은 대구 범어동에 위치했고, 내가 동아리에 가입할 당시는 학교 앞(경산)에 위치해 있었다. 학교와의 접근성때문에 경산으로 옮긴것이였다. 그리고 올해, 다시 범어로 돌아왔다. 학교와는 멀어졌지만, 선배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위해서 과감히 범어로 나오게 된것이다. 이런 과감한 결정에는, 선배들의 많은 도움과 격려를 필요로 했다. 마침 3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치루었고 오랫만에 함께 얼굴을 마주하면서,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