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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건축배낭여행] Episode.02 - 2편

건축배낭여행 x SEOUL


140731_ 02일 차 






05. 대림미술관 [트로이카: 소리, 빛, 시간 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












시작


대림미술관은 런던이 주목하는 천재 아티스트 트리오 - 트로이카(TROIKA)의 <트로이카: 소리, 빛, 시간 - 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전을 개최합니다. 조각, 드로잉, 설치 등의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트로이카는 자신들만의 실험적인 제작 방식을 발전시키며, 과학과 예술을 교차시키고 기술과 감성을 융합하는 흥미로운 작업들을 진행해왔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런던 히드로 공항에 설치되면서 크게 주목 받은 ‘Cloud’와 2010 디자인 마이애미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스와로브스키(Swarovski)와의 협업작품 ‘Falling Light’이 국내 최초로 선보입니다. 여섯 가지 스토리(소리로 들어가다/ 시간을 담다/ 물을 그리다/ 바람을 만지다/ 자연을 새기다/ 빛으로 나오다)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관객들에게 구름이 움직이는 소리를 듣고, 빛의 수면 위를 걷는 등 인공적인 기술이 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순간을 경험하게 할 것입니다.

대림미술관은 <트로이카: 소리, 빛, 시간 - 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전시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어 사라져가는 테크놀로지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과학의 언어로 표현된 자연의 아름다움을 선사할 것입니다. [출처: 대림미술관]


트로이카 (Troika)


트로이카(TROIKA)는 코니 프리어(Conny Freyer, 1976년 독일 출생), 세바스찬 노엘(Sebastien Noel, 1977년 프랑스 출생), 에바 루키(Eva Rucki, 1976년 독일 출생) 3인으로 결성된 아티스트 그룹입니다.

사진, 엔지니어링, 그래픽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갖춘 이들은 2003년 영국 왕립예술학교(Royal College of Art)에서 함께 수학하며 만나 런던을 기반으로 전세계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계장치나 전자기기 등의 인공적인 기술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구현해내는 이들의 작업은 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미술관(Victoria & Albert Museum), 테이트 브리튼(Tate Britain), 뉴욕 현대미술관(MoMA), 시카고 미술관(Art Institute of Chicago)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서 전시되었으며 영구 소장 되기도 하였습니다.

2010년 상하이 월드 엑스포(World Expo Shanghai)에서는 영국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영국관을 대표하는 작가로 선정되어 800만명 이상의 관람객들에게 소개 돼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출처: 대림미술관]


공간학생기자로 함께 했던 유수빈양의 무료관람티켓을 선물받게되어 다녀왔다.


작품하나하나 곱씹으며, 리뷰하기 보다는 전반적인 전시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일단은 감성을 디자인했다라는 점에서 상당한 흥미를 갖게된 전시이다. 전시 주제 처럼 그들의 작업은 "소리, 빛, 시간 감성" 을 통해서 상상력을 자극시킨다. 

그리고 그들은 말보다는 실제 작품과 주제와의 연결고리를 아주 성실히 대입시켜서 보여준다. 

전시는 대림미술관의 동선상 2층은 2개의 주제, 3층은 3가지의 주제, 마지막 4층에서는 1가지의 주제 총 6가지의 상상을 했다.


먼저, 2층은 소리로 들어가다 / 시간을 담다 중 작품 Electroprobe는 전자기기들에서 나오는 소리를 마이크로 그 작은 소리를 확대해서 관람객에게 들려준다. 작은 소리에도 귀기울리며, 각자 다른 소리를 내는 디지털 기기에서  새로운 감성을 느끼게 되었다. 또한 The Weather Yesterday에서는 지금 현재 '어제'의 날씨를 보여줌으로써, 기술의 극단적인 발전에 대해서 비판하고, '우리가 과연 어제의 시간을 기억하며 살고 있나'의 질문을 던진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감성보다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작품이었다. 단순히 연출된 아웃풋은 커플들의 기념샷의 성지처럼 보인다. 하지만 작가의 작품의도를 다시 한 번 살펴보면, 상당히 매력적이고, 심오한 작품임을 알 수 있다. 과연 우리의 어제? 기억보다도, 그 필요성을 못 느낄 정도로 빠르게 흘러가는 사회 속 현재의 메말라 버린 감성을 표현하고자 했는지...


3층에서는 자연을 새기다 / 바람을 만지다 / 불을 그리다 라는 주제였다.

하나의 모빌이 각자 다른 크기와 범위로 구성된 The Sum of All Possibilities는 다른 속도로 회전하는 톱니바퀴가 시간과 공간의 유한함을 표현해냈다. 그리고 바람을 만지기 위한 작품 Persistent Illusions 는 물줄기 대신 형형색색의 밧줄을 뿜어내는 분수를 통해, 현실은 곧 환상이며, 환상은 곧 현실임을 경험하도록 전시했다. 


4층은 빛으로 나오다 Arcades 라는 작품이 전시의 끝을 보여준다. 말 그대로, 거울을 통한 빛의 굴절을 통해 빛의 아케이드를 만들어 냈다. 어두운 공간에 펼쳐진 아케이드를 가시화 시킨 그들의 작업에서, 어둠속 형태의 연속성 또한 물리적 형태인 아케이드가 주는 공간의 느낌을 다르게 표현해 주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단순하지만, 형태의 반복과 정량의 스케일이 주는 감동은 잊을 수 없다. 또한 어둠 속의 빛이 먼지와 마찰을 일으키면서 신성한 공기처럼 보이는 기묘함을 선사했다. 


그들이 말하는 이해하는 것과 보이는 것 사이에서의 믿음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 관람객들은 다들 물음에 응답했을까?


최근 전시 중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전시였다. 공간의 규모에도 딱 맞는 이들의 작품들의 전시. 앞으로 그들이 작업하게될 주제와 전시품들이 상당히 기대가 된다.




06. 통의동 보안여관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 Your action is prohibited]
















 


서촌 속 보안여관


지방 촌놈이라 서울에 대한 정보가 많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서촌을 최근에 알게 되었다. 서촌 통의동 보안여관이라 불리는 이 곳은 청와대가는 한적한 길목 경복궁 영추문 앞에 마주하고 있는 곳이다. 이 곳은 1930년대 지어진 적산가옥으로 당대 문학인들이 투숙했었던 장소였다고 한다. 당시 서정주 시인과 김동리, 김달진 등이 장기투숙해 글을 썼던 곳으로 문학역사를 담는 공간으로 남아있다. 90년대 철거 위기를 맞았지만 일맥문화재단의 인수로 현재 전시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늦게나마 알게 된 보안여관은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국내 문학역사문화를 살펴 볼 수 있는 장소성과 함께 예술가들의 전시를 공간과 함께 전시가 된다니, 설레임을 넘어 흥분감을 감출 수 없는 이 곳. 


공교롭게도 박윤주 개인전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이 전시 중이었다. (그래! 여기서 이러지 말고 빨리 들어가자!)

보안여관의 공간은 특별하지 않아 보이지만, 하지만 리노베이션도 되지 않은 이 생 날 것의 공간이 보여주는 세월이 깊이와 마주한 작품들의 전시는 상상 이상으로 신비롭다. 협소한 공간 공간 비워진 듯, 채워나간 작품들 하나하나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합성체로 보여진다. 


대림미술관에서 디지털이 주는 감성에 젖어 마르기도 전 어느 한 작품에 오래동안 머무르게 되었다. 


"우리는 터무니 없이 희망적이다."라는 작품이다.




작품 한 켠에 적힌 메모

"바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위적인 개입을 하지 말아주세요. 작가의 노고와 작품을 존중해 주십시오."


바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트로이카는 바람을 만지기 위해 밧줄의 불규칙한 서커스를 보고 있었으나, 박윤주 작가의 바람의 시각화 작업은 상당히 서정적으로 풀어 냈다. 퍼포먼스가 아닌 기록된 바람의 시각화.


그리고 경복궁의 담과 은행나무, 사람과 어울러진 연필을 매달아 놓은 끈들은 상당히 정교하게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각자의 움직임으로 기록된 종이는 

현재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일까?



보안여관의 구석구석 공간의 기능을 잘 관찰해 전시한 작가의 작품들 모든 풍경이 너무 환상적이고 몽환적이었다. 

심지어 재미난 사실은 여관의 계산대에는 여관의 주인이 아니라 작가로 보이는 분이 지키고 있었다. 다행히 전시가 무료라 돈을 주고 받는 행위는 하지 않지만, 마치 공간의 지배자로서 작가도 그 공간에 머무는 장소성의 완결성을 보여주는지라 더욱 재미있게 감상하게 되었다. 공간과 어울리는 전시를 하기란 대단히 힘든 작업일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보안여관에 작품을 전시하기 위함이라면, 작가들은 이 보안여관의 장소적 특징, 역사적 사실과 공간이 기록하고 있는 흔적들을 잘 이용하기를 기대하며, 이 곳과 작별을 한다.




07. 윤동주문학관


올해 초 추운 겨울날 태호가 먼저 다녀온 윤동주문학관 태호가 런던으로 출국 전 광주에 왔을 때, 잠시 이 곳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또한 호기심 어린 눈으로 꼭 가봐야 하는 곳이냐고 되물었던 곳. 묻고 따지기전에 꼭 가봐야할 곳으로 변한 이 곳.



2014/01/22 - [Teo/Travel X Photo] - 140116 윤동주문학관



태호가 보지 못했던 여름을 담기 위해, 여름의 그 공간을 감상하기 위해 찾았다. 서촌 통의동 보안여관에서 통인시장 방면으로 오다보면, 마을버스 타는 곳이 있다. 마을버스를 타고 굽이 굽이 산을 오르다 보면, 비탈진 곳에 보이는 하얀 건물이 보인다.















윤동주문학관이 된 수도가압장


이 지역 일대 오랫동안 수도가압장으로 쓰인 이 곳을 건축가 이소진이 리모델링을 통해 만든 윤동주문학관 


건물의 첫 인상이 강렬하지 않지만, 윤동주 시인의 이미지를 연상시킬 수 있게 아담하고 소박한 느낌.

반면에 제 2 전시실에서 느껴지는 낯선 물때의 거친 흔적들.


다시 무거운 철문을 닫고 드리운 어둠 속 하나의 빛줄기 그리고 그림자.

제 2, 3 전시실은 양과 음, 비움과 채움을 통해 공간의 극적인 변화를 가져다 준다. 


오히려 이 공간은 푸르른 봄과 여름 보다는 물때의 흔적 그리고 재료의 마감에서 유추할 수 있는 가을과 겨울의 색감과 어울릴 것 같다. 공간 자체도 따스함 보다는 차라리 냉기가 흐른다면, 수도가압장의 체온과 오버랩 시켜서 만끽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소박하고, 단순한 공간 구성이 주는 동선의 강약 중간약 템포조절은 세련되보인다.

뿐 만 아니라, 옥상에 마련 된 정원에서 마주한 마지막 사진 한 장은 절제미의 끝을 보여준다.


고민의 흔적과 물때의 흔적이 만들어낸 윤동주 시인의 작은 공간. 장소적 특징이 주는 공간의 체온을 계절별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건축가는 마련했고,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 들러 잠시동안 사색할 수 있는 곳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08. 인사동 쌈지길







건축물에 길을 수놓다.


쌈지길은 사실 여러번 다녀온 곳이다. 하지만 한 번 정도는 기록을 해놓아야 할 좋은 건축물이다.

둘레길, 쌈지길, 올레길 등 어느 순간 유행처럼 번진 길 마케팅... 그 선봉에 건축물에 멋진 길을 만든 최문규 건축가의 작품이다. 


목적없이 이 곳을 탐닉하자면, 다양한 볼거리들이 넘쳐난다. 중정마당에서 이뤄지는 비일상적 행위, 곳곳에 마련된 계단실의 페인팅 작품과 입구 옆에 위치한 스탠딩 공연 등... 볼거리 천국과 쇼핑 및 다양한 휴식을 위한 공간들이 즐비한 이 곳을 드러서면

중정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경사진 동선을 따라 올라가는 사람들은 구경하다 보면, 끊임없는 욕망을 위한 인간의 발걸음을 보는 듯하다. 

단순한 만큼이나 다양한 표정을 담아내는 이 곳을 보기위함인지 개인적으로는 쇼핑을 위한 공간이기 보다는 관광지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이 곳의 역할이 참 모호해지는 풍경이다. 


다양한 시선을 마련함과 동시에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니 인사동에 온다면, 꼭 한 번쯤은 들리게 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09. 동대문디자인프라자 / 낙산공원 성곽길 










서울, 표피적 시간의 켜가 충돌하다.


동대문디자인프라자(이하 DDP)와 낙산공원 성곽길 참으로 재미있는 여행의 마무리 목적지이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첫날 제대로 DDP의 모습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해 다시 찾았다. DDP에 관한 다양한 입장과 나의 의견은 많이 거론했기에 이번에는 그냥 답사에 관한 후기 정도만 남기고자 한다.


전체적으로 완공의 완성도는 높다라고, 생각되고, 기회가 된다면 빨리 내부공간과 전시가 어울어진 모습을 보고 싶다. 

이날 야경이 들어오기 전부터 들어온 후까지 낮과 밤의 DDP 모습을 보고 난 후, 크게 여운을 남기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가벼운 건축물도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동대문에서 나와 낙산공원 성곽길을 산책하며, 저멀리 서울의 밤이 한 눈에 보인다. 


이렇게 서울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DDP로 하여금 미래까지 담아내면서 참으로 아름다운 도시 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줬다.

내 고향 여수도 그 모습을 담지 못하고 있고, 현재 거주 중 인 도시 광주 또한 이렇게 표피적 시간의 켜를 유지 혹은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다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모로 DDP의 존재감은 참으로 뚜렷하다.


그리고 낙산공원 길에서 마주한 서울의 동네풍경 또한 감칠맛난다.


예전에는 건축물을 답사하고 기록하는게 좋았지만, 요즘은 답사보다는 분위기를 관찰하는게 너무 재미있다.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게 도시, 건축, 환경적 요소라고 생각되지만 결국은 사람의 발길, 손길이 닿아 만들어진 시간과 흔적의 때가 만들어낸 분위기를 절대적으로 무시할 수 없다. 유형의 분위기보다 압도되는 것은 결국 무형의 분위기... 


국립현대미술관(서울관) 왜 중간에 한 번씩 들렀나?!


현대미술관의 위치적 장점이 이번 여행동선을 계획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숙소이동에 따른 배낭이 무거운 짐이 되어버려서, 찌는 듯한 8월의 폭염을 견디기에 너무 연약한 건축학도이기에... 


짐을 무료로 맡길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이자, 텀블러에 시원한 물도 무료로 눈치없이 받아갈 수 있는 곳. 그리고 3일 차에도 방문하게 되는데 과천관을 이용하기 위한 무료셔틀버스 운행까지! 


여러가지 장점이 있었다. 20대 초반부터 국내외 여행을 수없이 하다보니 나름의 노하우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나보다 고수도 있겠지만, 여튼 이번 3일간의 건축배낭여행에 있어서 서울관은 큰 역할을 차지했다. 


그리고...


트윈트리 타워와 아름지기 사옥의 리뷰는 왜 없는가?!


트윈트리 타워는 내부가 회사 사옥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솔직히 들어갈 엄두도 내지 않았으며, 들어가서도 딱히 외부보다 더 큰 흥미는 못느낄 것 같아 과감히 생략했고, 아름지기 사옥 또한 마찬가지로 입구에서 부터 정중히 거절하셔서 들어가지 못하고 단 한 장의 사진만 남기고 왔다. 


여담으로 나에게 트로이카전 관람을 선물해준 유수빈양이 아름지기에서 인턴을 했었다고 한다. 이런 우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