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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o/Travel X Photo

[이탈리아여행] 햇빛보석을 품은 도시, 비첸차

X Teo


Vicenza의 아침


지난 9월, 18일 간의 일정으로 이탈리아를 다녀왔다.

각 도시마다 여행경로와 사진 등을 블로그에 쓰려고 했으나.. 그 많은 사진과 데이터를 정리하기가 힘들어 미루고 미루다보니 어느새 5개월이나 지나버렸다.


우선, Vicenza 만큼은 많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비첸차는 이탈리아 북부의 아주 작은 도시이지만, Andrea Palladio의 건축물들이 많은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바르셀로나가 가우디의 도시라면, 비첸차는 팔라디오의 도시 인 것이다.



Andrea Palladio (1508 ~ 1580)


팔라디오는 비첸차와 베네치아 사이의 파도바 출신으로 주로 비첸차에서 활약했다.

비트루비우스와 알베르티의 저서를 연구하여 당대 건축의 권위자가 되었다. 

팔라디오는 설계한 건물만으로도 건축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만 1570년에 《건축 사서》를 출판하면서 진정한 명성을 얻는다. 동시에 고전 건축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전파하는 유용한 수단이 되어 팔라디오 양식(Palladianism)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건축 사서》는 간결한 형태의 문장과 다양한 도판을 활용하여 건축에 관한 최초의 대중서로 볼 수 있다.

1994년과 1996년에 ‘비첸차 시와 베네토 주의 팔라디오 빌라’(City of Vicenza and the Palladian Villas of the Veneto)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출처 : Wikipedia



Google Map의 장소 '저장'기능은 PC와 스마트폰에서 동시에 활용가능 하기때문에, 여행 계획과 길찾기에 유용하다.

지도에 ★표시가 된 곳의 대부분이 비첸차 내에서 볼 수 있는 팔라디오의 건축물이다.


팔라디오의 건축물은 비첸차, 파도바, 베네치아 등을 포함하는 Veneto 지역 곳곳에 분포되어 있지만, 특히 비첸차 도심에 20채 이상이 밀집되어 있고 아주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건물은 도보를 이용해 찾아 갈 수 있다.



열차를 이용해서 밤늦게 비첸차에 도착해서 역앞으로 나온 나는, 가로등 불빛 말고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도시의 모습에 적잖이 당황했다.

지도에서 보이는 것 처럼, 기차역 바로 앞에 공원이 있고, 중심가는 조금 걸어들어가야 나오기 때문이다.


로마나 밀라노 등의 대도시처럼 소매치기나 집시가 많은 도시가 아니기때문에 조금은 안심해도 될거라 생각한다. 안심은 해도 방심은 금물!


북쪽으로 올라가다보면 금새 포탑이 보이고 도심으로 접어들게 된다.




어림짐작으로도 수백년이 지나보이는 르네상스풍의 석조건물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고... 그리고 어느새!!



Pasillica Palladiana가 보인다!




어서 숙소에 체크인을 해야 했지만 금새 발을 뗄 수 없었다. 조명도 참 잘 해두었다는 생각이 든다.


바실리카 팔라디아나는 모르고봐도 너무 아름답고, 알면 알 수록 그 아름다움에 입을 다물 수가 없다.


우선은 숙소로 발걸음을 옮긴다.


비첸차에는 저렴한 호스텔이 단 하나 밖에 없다. 


Ostello Olimpico Vicenza

국제호스텔연맹에도 가입된 곳이고 합리적인 가격과 시설 등을 갖추고 있기에 지내기에 무리가 없는 곳이다. 1박에 21유로 정도다.

단, 숙소예약이 늦으면 경우에 따라서는 자리가 없을 수도 있기때문에 미리 예약을 해두어야 겠다. 호스텔스닷컴 등에서 예약할 수 있다.


나는 2박을 예약해야 했으나 실수로 1박만 예약한 사실을 뒤늦게 알아서, 1박은 AirBnB를 통해 알게된 집에 머물렀다.

비첸차에서 저렴한 AirBnB 방은 20~25유로 정도면 구할 수 있다.


AirBnB

도미토리의 불편함을 생각하면, 여행 중 몇번 쯤은 약간의 돈을 더 내고 개인공간에서 편안한 휴식을 갖는 것도 좋다.

AirBnB는 특히 호스텔이 없는 소도시에서 가장 유용하다

호스트에 대한 정보와 이용자들의 후기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위험성도 거의 없으며, 대부분 돈을 벌기위한 숙박업을 한다기 보다는 남는 방을 제공하는 것이므로 때로는 생각보다 방이나 집이 매우 좋을때도 있다.

내가 이용했던 곳은 Melinda의 집인데 더블침대에 저렴하고 깔끔하기까지 한 방에서 아주 편하게 보냈다.


비첸차는 아니지만 Siena에서 만난 AirBnB 호스트 Vincenzo의 집은 정말이지 호화스러울 정도였다. 특히 그는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저렴한 슈퍼마켓, 멋진 레스토랑 등 시에나 곳곳을 알려주었고, 그가 알려준 시에나 근교 San Gimignano는 기대하지도 않았던 발견이었다. 

이런 것이 바로, 실제 그 지역에 살고 있는 호스트로부터 틀에 박히지 않은 지역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AirBnB의 큰 매력이다. 


비첸차 Melinda의 더블베드룸 - https://www.airbnb.co.kr/rooms/3983023

내가 갈땐 없었는데, 싱글베드룸은 좀더 저렴하게 이용 할 수 있다. 


위치는 Ostello Olimpico 호스텔이 올림피코 극장 바로 옆에 있고 시내를 좀더 편하게 다닐 수 있다. 

대신 기차역에서는 Melinda의 집이 더 가깝다. 낮에는 기차소리가 꽤 들리지만 밤중에 불편은 없다. 




호스텔이나 관광안내소에서 비첸차 관광안내지도를 얻을 수 있다.


아래는 나의 스캔본. 클릭하면 원본사이즈로 확대됨.


© Provincia di Vicenza


© Provincia di Vicenza


비첸차에서의 첫 일정은 Villa La Rotonda로 정하고 아침 일찍부터 길을 나섰다.


상쾌한 기분으로 아름다운 비첸차의 아침 출근길을 마주 했으며 예쁜 오솔길을 따라 걷기도 했다.


내가 비첸차에 머무른 동안 날씨가 너무나 완벽했고, 그저 매일같이 뜨는 태양이지만 이 날은 왠지모르게 특별했다. 


그래서, 작은 도시 비첸차는 나에게 햇빛을 담은 보석같이 아름다운 곳으로 기억에 남았다.



무려 무궁화가 가로수.








Villa La Rotonda


빌라 로톤다는 팔라디오의 작품 중에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월요일에는 관람이 불가능하고, 건물 내부는 수요일과 토요일만 공개한다.

오전 2시간, 오후 3시간 정도로 제한적이며 경우에따라 변동이 있으므로 방문가능한 시간을 잘 확인해야 한다.


Villa La Rotonda Official Site 


마침 수요일에 비첸차에 있었던 나는, 오전 내부공개 시간에 맞춰 빌라 로톤다로 향했다.


도심에서 다소 떨어져 있지만 걸어서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다. 역앞에서 버스를 타고 인근까지 갈 수도 있다.

여행을 할때 때로는 불필요할 정도로 많이 걸어다니는 나는, 당연~히 걸어서 갔다.



빌라 로톤다로 걸어가는 길에 Villa Valmarana ai Nani라는 집도 있다.

난쟁이 조각상들이 굉장히 많아서 지어진 이름이다.


딸이 난쟁이여서 시종들을 모두 난쟁이로 고용해 딸이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게했다는 전설이 있다.

그러다가 말타고 지나가는 멋진 남자를 보고 사랑에 빠졌다가 자신이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는 자살을 했고, 그 시종들이 모두 슬퍼하다가 돌이 되었다는... 슬픈 결말로 마무리된다....


내부 벽화로 유명한 집이기도 한데, 입장료도 있고 로툰다를 가는게 우선이기에 패스.




내가 막 도착할때 정문이 열렸다. 기다리고 있던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아이처럼 기뻐하며 뛰어가는 모습이다.


유럽에서는 나이많은 노부부가 함께 손을 잡고 여행을 다니는 것을 꽤 많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로는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 되지 않을까?



팔라디오의 제자, Vincenzo Scamozzi가 추가로 지은 건물을 오른편으로 두고 예쁜 정원길을 따라 오르막을 오른다.


저 멀리 드디어 바로 그!! 빌라 로툰다가 눈에 보인다!




팔라디오의 건축 자체가 후대에 많은 영향을 미쳤지만, 그 중에서도 빌라 로툰다가 가장 유명하고 또 가장 큰 영향을 준 건물이다.


팔라디오의 건축양식이 영국에서 가장 큰 각광을 받았고 팔라디아이즘 이라는 이름까지 갖게됐다.

지금도 RIBA영국왕립건축가협회를 비롯해서 영국이 팔라디오에 대한 도면과 자료 등의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다.


그리고 영국의 팔리디아이즘이 미국으로도 그대로 넘어가게 된다.



정말이지 로툰다의 사면이 거의 완벽에 가깝게 동일했다.


그리고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을 발견 했는데, 각 모서리가 정확하게 동서남북 각 방위를 가르킨다는 것이다.


이것은 각면이 햇볕에 노출되는 시간을 가능한 동일하게 해서 건물의 보존상태를 최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실용적인 이유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4면의 모습이 동일한 것 뿐만 아니라 방위까지 정확히 맞춘 모습을 보고 순간 소름이 돋았다.


© Google



 




간혹, 다 둘러봤음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건축물을 만날때가 있다. 빌라 로툰다 처럼. 





각 면의 차이점이 있다면 패디먼트 아래에 적힌 현판의 글이 다르다는 정도?





사방으로 탁 트인 언덕위에 자리잡고 있는 빌라 로툰다는 정말 그 위치부터 걸작이 나올만한 곳이었다.


저 멀리 Santuario di Monte Berico 도 보인다.


저기를 지름길로 가겠다고 까불다가 산을 하나 넘었다... 내가 미쳤지...




내부의 사진 촬영은 엄격하게 금지된다. 특히, 카메라는 비닐에 넣어서 들고다녀야 한다;


팔라디오가 완공을 한지 한참 뒤에 화려한 벽화들이 빈틈없이 빼곡히 그려져서 내부는 엄청나게 화려하다.


사방으로 트인 전망을 바라보며 여러사람들이 함께 연회를 즐겼을 상상을 하니, 정말 부러워서 미칠 지경이었다.


지금도 빌라 로툰다를 통째로 빌려서 행사를 갖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돈이 많아야겠지.


윗층은 아예 올라갈 수가 없어서 침실은 구경할 수 없다. 




기념품 가게에서는 팔라디오의 작품들의 프린팅 된 티셔츠, 수건, 엽서 등의 기념품을 살 수 있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물건들이 꽤 있다.


결국 나는 티셔츠 하나와 엽서를 몇 장 샀다.




-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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