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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Fany/Urban X Architecture

140426 아르코미술관의 "뒷 담벼락: 테트리스"

X 0Fany

 

올 해 겨울, 지인들과 함께 <Dynamic Structure & Fluid 전시관람을 위해 아르코미술관을 다녀왔다. 꼭 한 번 가야지 했던 곳을 드디어 다녀왔다. 대학로에 위치한 아르코미술관은 재료적 성질일 수 있으나 상당히 묵직한 존재감을 자랑했다. 뿐만아니라 주위에는 재미있는 건축물들이 존재한다. 내가 잠시 다녀온 곳은 건축가 황두진의 "the Brick "와 건축가 승효상의 "쇳대박물관" 그리고 조금 더 걸어가서 본 일본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 최근작품인 "재능교육 혜화문화센터"를 다녀왔다. 아 물론 아르코미술관을 가기위해 관통의 미학을 보여주는 사랑스러운 "샘터사옥"도 다녀왔다. 건물들에 리뷰는 다음 기회로 하고...

 

아르코미술관의 오프닝프로젝트 첫소감은?

 

작은 건축 행동이 주변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현명한 프로젝트라고 생각된다. 지금 아르코는 건립당시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 또한 크게 나쁘지 않는 조형적 완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오프닝>프로젝트를 완성시킨 작가들은 어색했던 경계를 해체 함으로써 처음 방문한 사람들로 하여금 크게 눈에 띠지 않는 작업이지만, 많은 생각과 갈등 속에서 작업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간결한 작업일 수록 보이지 않는 문제는 끊임없이 발견되게 마련이기에 많은 교훈을 주는 프로젝트 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 프로젝트는 아르코의 앞 마당인 마로니에 공원계획을 한 고인이 된 이종호교수의 프로젝트와 공공에 대한 끊임없는 대화를 했을 것이다. 지금은 다시 기존의 형태로 되돌아갔지만, 건축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협업을 통해서 계속적인 실험의 장소로 "아르코담벼락"을 다룬다면 아르코와 공공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작업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규모와 취지는 다르지만 마치 영국의 "서펜타인 파빌리온"프로젝트처럼 말이다. 공공에 대한 작가들의 창작세포들 자극을 위해 미술관은 우연히 발견된 작지만, 거대한 실험실의 한 구석을 내어줄까?

 

 

 

 

 

 

마지막으로, 아르코의 묵직한 벽돌과 사뭇 다른 "아르코담벼락"은 아직 마르지 않은 모습처럼, 변화의 욕망을 말해준다. 결국 "아르코담벼락"의 벽돌은 재료적 레토릭이 주는 메시지는 특별한 공공을 향한 지속적 변화와 다양한 문화와의 세포융합을 뜻 하는 것이 아닐까? 마치, 테트리스게임처럼 벽돌이 공공과 정답을 찾기 위한이 아닌 방법이라면 좀 더 흥미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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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미술관 <오프닝>프로젝트

 

 

전시기간

2013.09.28 - 11.26

 

 

참여작가

<오프닝> 프로젝트 팀

구보배(Bobae Goo, 조경) 김소철(Socheol Kim, 미술) 김지연(Jiyeon Kim, 기획) 이철호(Charo, 건축) 정재연(Jaeyeon Chung, 미술)

 

 

 
아르코미술관 전면, 1979년     ⓒ김수근문화재단



아르코미술관 전면, 2013년     ⓒ김재경



대학로의 상징인 마로니에공원이 공공에게 더욱 열려진 곳이 되고자 재정비되었다. 공원과 접해 있는 아르코미술관은 2012년에 공원의 개장과 함께 시행할 수 있는 ‘퍼블릭아트 오픈콜 오디션’을 개최하여 다양한 분야의 신진 예술가들의 기획안을 공모했다. <오프닝> 프로젝트는 이 오디션에 당선된 프로젝트로, 미술, 기획, 건축, 조경을 전공한 5명의 팀원이 함께 기획하였다.



위에서 내려다 본 담벼락     ⓒ김재경



<오프닝>이라는 타이틀은 새롭게 재정비된 마로니에공원과 함께 아르코미술관을 포함한 주변 환경을 더욱 열린 공간으로 변모시키고자 하는 의미를 담았다. 오프닝 설명회는 다가오는 9월 28일에 아르코미술관의 중앙 통로에서 열리며, 2달간의 진행과정을 거쳐 프로젝트가 끝날 무렵인 11월 23일에는 여러 분야의 전공자들과 함께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하는 라운지토크가 개최된다. 



미술관 안쪽에서 바라본 담벼락     ⓒ김재경  



미술관 후면의 길에서 바라본 담벼락     ⓒ김재경



<오프닝>은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후면의 중앙에 있는 높이 약 2.7m, 길이 약 8m의 담벼락을 해체하여 통로를 개방하는 프로젝트이다. 이 담벼락은 건축가 김수근(金壽根, 1931~1986)이 아르코미술관을 설계했을 때 그의 초기 계획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아르코미술관이 공공 미술관이기 때문에 누구나 차별 없이 전시를 볼 수 있게 하려는 생각을 설계에 담아, 다양한 방향으로 문을 만들어서 미술관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대학로의 큰 길에서 미술관 뒤편의 낙산까지 연결되는 문화의 통로로 미술관을 설계했다. 그러나 당시 시의 건축 심의위원들은 미술관의 중앙이 통로로 개방되는 것을 반대했고, 결국 담벼락을 세우되 눈높이 정도의 높이로 높지 않으면서 양쪽에 좁은 문을 만들어 통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이 좁은 문으로 인해 주변 환경이 어둡고 은폐된 공간이 되자, 흡연, 노상방뇨, 쓰레기 무단 투기 등의 우범 활동이 발생했다. 결국 미술관 측은 1980년대에 이 문을 막고 담벼락을 더욱 높게 쌓았다. 




1979년의 아르코미술관 건립 당시 담벼락     ⓒ 박천강 



1980년대의 양쪽 문이 폐쇄된 담벼락     ⓒ 박천강



미술관 안쪽에서 바라본 담벼락     ⓒ 김재경



관람객들은 아르코미술관의 중앙 통로에서 영상과 글을 통해 <오프닝> 프로젝트의 시행 과정과 담벼락의 배경을 접할 수 있다. 담벼락을 떼어내면 미술관과 도로 사이에 60cm의 단이 생기기 때문에 이곳을 통로로 이용하기 위해서 계단이 설치된다. 통로는 60일(2013.9.28 -11.26) 동안 시범적으로 개방된다. 통로를 포함한 아르코미술관은 공공의 영역에 있기 때문에 이곳을 실질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향후 통로가 지니게 될 영구적인 모습에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관람객들은 이에 대한 의견을 통로 중앙의 설문지를 통해 전달 할 수 있다. 



오프닝 프로젝트 실현 이전     ⓒ 박천강



오프닝 프로젝트 실현 이후     ⓒ 박천강



아르코미술관 후면의 길     ⓒ 김재경



<오프닝> 프로젝트 팀은 본 프로젝트로 인해 미술관이라는 공간의 공공성에 대한 다양한 담론이 형성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마로니에공원과 낙산공원의 연결 선상에 있는 본 통로가 사용됨으로 시민들의 편의가 증대되고 문화적 흐름이 확장되길 바란다.

 

 

출처 : 아르코미술관 오프닝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