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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인식이 만들었던 고립된 공간에 감추어졌던 소중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건축 : 여수 애양병원 한센기념관 불편한 인식이 만들었던 고립된 공간에 감추어졌던 소중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건축 : 여수 애양병원 한센기념관 약 5년 간의 광주생활을 정리하고 잠시 고향에 내려왔다. 광주에 있을 당시 꼬박꼬박 읽어 보았던 SPACE 2015, 10월호 중 특집 기사로 다루었던 김종규 건축가의 작품 중 여수에 있는 한센기념관을 여수에 있을 때 한 번 다녀오기로 했다. 여수지역 사람들에게 애양병원에 관한 인식은 과거에는 한센병 치유를 위한 병원, 현재는 피부나 인공관절 수술로 명성이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나 의학적 명성만큼이나 건축적 가치는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그 큰 이유로는 접근성으로 꼽고 싶은데 거리가 생각보다 멀다. 여수공항 활주로를 'ㄷ'자로 둘러가면 나오는 감추어진 동네에 애양병원은 여수에 이런 곳이 있..
서울국제건축영화제 : 뉴욕스테이트파빌리온의 부활(Modern Ruin: A World's Fair Pavilion) 뉴욕스테이트파빌리온의 부활(Modern Ruin: A World's Fair Pavilion) 미국 USA | 2015 | 77분 | 다큐멘터리 Documentary | 매튜 실바 Matthew Silva | 아시안 프리미어 Asian Premiere 1964년과 1965년 뉴욕 세계 박람회의 찬란한 상징물이었던 뉴욕스테이트파빌리온은 시간이 흐르면서 세계 경제 낙관론이 팽배했던 196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씁쓸한 유물처럼 그 빛을 잃어갔다. 이 작품은 건축사 필립 존슨이 세운 뉴욕스테이트파빌리온이 전성기를 누렸던 50년 전과 그 이후 50년 동안 이 건축물이 서서히 잊힌 시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60년대는 콘서트 장으로, 70년대는 롤러스케이트 장으로 사용됐고, 한때 버려져있기도 했던 뉴욕스테이트파빌리온..
건축 없는 국가, 이종건 비평집 ⓒ 나무위키 조선총독부 철거는 식민역사의 청산을 위한 가장 시각적이고 물리적으로 인지하기 쉬운 대상이었다. 폭력적인 건축물을 폭력적으로 응징하는 모습으로 건축은 최고의 도구였다. [BOOK REVIEW : 건축 없는 국가, 이종건 비평집] 대한민국에서 건축이란 과연 무엇인가? 그리고 건축에게 국가는 무엇이고 국가에게 건축은 어떠한 존재인가? 라는 생각의 꼬리가 계속해서 연결되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그 물음에 관한 이야기를 속시원하게 정리해줄 것 같은 책 건축비평집인 '건축 없는 국가'는 따가운 쓴소리도 들을 줄 아는 건축가들과 우리 사회에게 전하는 이야기들이다. 전반적으로 내용들이 흥미로운 내용이면서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들 혹은 기성건축가들이 한 번쯤은 생각해보았을 사회구조적 문제 혹은 건축문화의 시스템에..
SPACE : 201510 575호 불현듯 지나간 시간에 해왔던 과제처럼 SPACE의 리뷰를 하다가 오래간만에 시리즈로 연재되고 있는 지역 건축에 관한 탐구가 제법 흥미로웠다. 현재 호남-광주지역에 대한 기사는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정보력 낙후지역이었던, 영남 대구지역의 소식은 아주 반가웠으며, 그에 대한 지역 건축가들의 논의와 함께 그들이 마주했던 한계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어볼 수 있었던 SPACE의 리뷰를 간단하게 해보았다. 지역 건축의 이슈와 현재 ‘대구와 영남, 공허한 신도시와 겨루다.’ 껍질에 가려진 본질 대구와 영남지역의 지역 건축 화두를 쉽게 분류해 대구 지역의 신도시 개발의 현재와 지역의 건축유산 재활용. 대구건축의 근대성 접근과 함께 보존방식. 마지막으로, 지역 건축가들의 생존기를 통해 어딘가에서 들..
10년도 지난 문방구 외상이야기 철없던 초딩시절. 철보다도 나에게 더 부족했던 것은... 의외겠지만 자신감이었다. 요즘말로는 진짜 상쫄보. 성격은 내성적이라 거의 학교에서는 말이 없었다. 생활기록부에는 조용하다. 차분하다라는 말이 습관처럼 혹은 별명처럼 붙어다녔다. 그리고 여자친구들을 보면 말도 못꺼내고, 오히려 무서워서 말도 못걸었다. 어려서부터 무슨 선비도 아니고 '여자보기를 돌같이 하라'도 아니고... 그 시절 나 좋다는 여자한테도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심지어 편지를 주면 찢기도 했으니... 이건 뭐 지금 생각해보면, 내 행동이 왜 그랬는지 사실 궁금하다. 뿐만 아니라, 수업시간에는 손도 못들었다. 아는 것을 말하지도, 하고 싶은 것도 하지 못했다. 손을 들면, 주목을 받고 그리고 그 시선들을 받으면 떨려서 심장이 너무 뛰어서 내..
가변형 예술극장, 일상적 모습으로 변태하다. [흔한 동네산책의 관찰노트_ 01] 가변형 예술극장, 일상적 모습으로 변태하다. 가을을 심하게 타는 나에게 산책과 독서, 음악감상은 바쁘더라도 자연스럽게 몸이 저절로 반응하게 한다. 그리고 자취를 시작한지 약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나는 우리동네(지산동 X 동명동)를 사랑하게 되었다. 6개월의 시간이 서로 어색함을 깨는 시간이었다면, 나머지 시간은 좀 더 주민처럼 깊숙히 들어가 즐겨보고 싶은 생각이다. 물론 나는 아직 주소지변경을 하지 않았지만(법적으로는 동네주민 아님), 이동네에서 잔뼈가 굵으니 최대한 모든 감각을 이용해서 흔한 동네산책의 기록을 시작해 볼까한다. 왜 기록을 시작하는지 기록의 끝은 언제인지는 묻지 마시길 그냥 마음가는대로 기록하는 것이니까. 주목하지도 말고, 그저 동네청년이 이렇게 도시..
150814 양림동, 어느 담벼락 앞에 서서 내일로를 통해 광주로 오게된 서울토박이 친구녀석에게 광주를 알려주기위해 실핏줄과 같은 문화들을 소개해줬다. 생각보다 광주가 소유하고 있는 문화적 가치는 상당히 깊이가 있고 적극적임을 알 수 있다.선입견으로 광주는 갈 곳이 없다라고, 단정짓기에는 가볼만한 곳들을 와보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오히려 이 고요한 문화마당을 천천히 둘러볼 수 있어서 다행일 수도 있다. 그리고 전주한옥마을처럼 역사고 문화고 먹는게 최고라는 상업문화가 아직은 침투하지 않아서 또 다행일 수도 있다. 이 감사함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한다.
150803 습관적인 미완과 책임의 부재, 광주공원 시민회관 리노베이션 습관적인 미완과 책임의 부재, 광주공원 시민회관 리노베이션 오래된 피복을 벗고 새로운 가운을 입기보다는 몇 가지의 악세사리를 덧붙여 크게 어색하지 않는 모습을 연출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딘가가 불편해 보이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 불편함은 건축적인 표현을 넘어서 굳게 잠겨 진 문들과 함께 어떠한 프로그램이 들어설지 주저하고 있는 모습이 리노베이션 이전의 강한 존재감을 발휘하던 모습과 상반될 정도로, 성숙한 모습의 어른이 아닌 어린아이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 곳을 위한 시간을 따로 내어서 찬찬히 둘러보았다. 안타까운 부분은 최근 완공을 다한 것으로 보였지만, 아직 굳게 잠긴 문틈 사이로 모든 분위기를 유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 참... 이 부분에서 잠깐 흥분했던 내 마음을 그대로 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