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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Fany/Extra works

140409 건축생산워크숍 Architecture Production Workshop

ⓒ아시아문화개발원(Institute of Asia Cultural Development)




제1회 건축생산워크숍 Architecture Production Workshop




일시

2015년3월 27일(금) - 29일(일) / 2015년 4월 2일(목) - 3일(금)

장소

아시아문화정보원 지하4층 로비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

총괄기획

배형민

건축가

조남호+황동욱, 쿠마 겐고

주관

아시아문화개발원

참여학생

[광주대 건축학과] 김행용 오상훈 이동진 임지형 정원주

[목포대 건축학과] 김호성 나예진(대학원) 대주성 오지영(대학원) 박현민

[서울대 건축학과] 이신후

[서울대 조소과] 김지오 박세은 손유진 윤시연 이은희

[서울시립대 건축학과 대학원] 권석영 김민걸 박가연 수여 정다은

[전남대 건축학과] 양가영 유종현 이상희 정종윤 한상우

[조선대 건축학과] 강동균 김영환 박상윤 박솜이 박슬기 임하선 조연경




 건축은 본질적으로 하나의 사회적 과정이다.

건축생산 워크숍은 실물 크기의 건축물 혹은 일부분을 설계하고 직접 제작해보는 프로젝트다. 본 프로젝트는 건축의 본질적 원리와 사회적 속성을 보여주고, 구축되는 구조와 공간 그리고 재료와 기술의 다양한 확장성을 탐색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워크숍은 건축가, 전문 컨설턴트, 시공자, 제작에 동참하는 장인 등이 학생 및 지역 거주민과 공동체를 구성하여 직접 구조체를 짓는 과정을 거쳐, 관련 세미나와 완성 작품의 발표회 순으로 진행된다.

건축생산 워크숍은 매년 새로운 주제를 선정, 국내외의 중요한 건축가를 초빙하여 진행될 예정이다. 그 첫 해인 올해에는 '가벼움과 무거움'이란 현대 목조의 구축 원리를 주제로 삼고, 국내 건축가 조남호와 황동욱, 그리고 해외 건축가로 일본의 구마 겐고를 초청했다.


첫번째 주제, 가벼움과 무거움


 가벼우면서도 안정된 구조에 대한 수요는 건축의 역사에서 항상 존재해왔다.

목재는 무게에 비해 강도가 우수한 구조재다. 좋은 목조 구조물의 디자인은 일반적으로 가벼운 목조의 원리를 따르는데, 이는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일관되게 적용됐다. 특히 경제성과 효율을 중요시하는 현대건축에서 이러한 특성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의 전통 건축은 무거운 부재와 무거운 지붕의 원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구조적 불합리성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동안 유지해온 한국 건축의 무거움을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전통 한국 건축의 무거움의 동시대적 의미와 유용성은 무엇인가? 산업 목재의 물성과 합리성에 근거해 가벼운 목재를주로 사용하는 현대건축의 풍경에서 무거움을 어떻게 인식해야 할 것인가

이번 건축생산 워크숍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실험적 과정이다.




올해 2월을 마지막으로, 솔직히 짧다고 생각되는 5년 간의 학부생의 시간을 정리했다. 


단순하게, 근황을 말하자면 졸업은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고 졸업을 했고 졸업 후 바로 취직하지 않고, 잠시 마음을 정리하고 건축에 대한 새로운 탐구와 진지한 성찰을 위한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를 갖는 시간이 필요했다. 여튼 그러하다.


그러던 도중 지인을 통해 알게된 빌딩워크샵이 광주에서 진행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2월 중에 한다고 했던 워크샵은 사정이 있어서인지 3월으로 변경되었다. 당시 나는 학생의 신분도 아니지만, 너무 하고 싶었다. 그래서 눈치 보지 않고, 컨택을 시도했고 결국 교수님과 조남호 소장님의 허락으로 참가하게 되었다. 


참가동기는 정말 단순하다. 


01.

 5년을 공부하면서 목재에 관한 정확한 이해도 없었으며, 목조건축에 관해 이론적 학습만 있었지 정확한 구축적 지식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물론 시험을 치기위한 혹은 모형제작을 위한 일시적 지식은 존재했지만, 그 지식이 방부제처럼 내 머리 속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고, 개인적으로는 건축이 계획도 중요하지만 손으로 만져보고, 단순히 몸으로 느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작년에는 콘크리트와 친밀감을 높혔고, 올해는 우연히 목재를 경험해 볼 기회가 생겼다. 그래서 꼭해야 했다.


02.

 지난 2013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했던 '북유럽건축과 디자인' 전시에서 본 알토 대학 학생들의 목조건축 실습에 관한 영상을 보고 나서 사실 상당히 부러웠다. 학생들이 여느 목수와 다름없는 실력과 장비를 다루는 행위들이 사실 멋져보였고, 진짜 건축을 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부재가 목조라서가 아니라, 건축학교에서 지양하는 건축교육의 진정한 목표를 거창한 이론이 아닌 몸으로 몸소 실천하고 스스로 문제해결과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생각되었다. 그러기에 이번 기회는 나 뿐 만 아닌 다른 참가자 학생들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었다.


03.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프로그램 부재라는 언론의 질탄을 받으며, 그 놈의 프로그램 부재에 관한 줄다리기에 내가 몸소 무언가 할 수 있다.라는 생각과 함께 감시자의 역할로 이번 프로그램을 참여하고 싶었다. 그러기에 이번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는 컸다. 건축관련 첫 프로그램 진행인데다, 건축아카이브를 위한 첫 발걸음이라고 생각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지역건축 뿐 만 아니라, 국내를 넘어 아시아 건축에 좋은 시도라고 생각된다. 



Session 01. 이론과정





솔토건축의 조남호 소장님이 전반적인 워크샵의 주제설명과 함께 우리의 최종 결과물에 관해 발표를 했다. 


주제설명에 앞서 그는 재료에 관한 몇 가지의 사례와 더불어 자세한 설명을 해주었다. 건축가 우규승의 <환기미술관>, 김수근의 <아르코미술관>을 사례로 "재료를 드러내는 방식과 태도의 차이"를 말해주셨다. 하... 왜 이제까지 나에게 혹은 우리 주변 학생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시는 분이 없었을까?... 아니...소장님 감사합니다. 소장님의 발표는 정말 물흐르듯 정갈했으며, 프로젝트 소개를 위한 기승전결이 너무 좋았다. 그 정도로 너무 완벽했고, 이해하기에 충분했다.


그의 재료적 관찰과 태도 그리고 구축에 관한 이야기는 목조에 국한된 내용이 아니라 생각 될 정도로 새겨들어야 했다. 과연 목구조를 사용했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 재료를 드러내야 할까? 라는 생각은 마치 "내면의 가치에 치장하기 보다는 외면적 가치를 통해 자신을 어필해 타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고 싶어하는 우리주변에 한 명쯤은 보이는 사람처럼" 건축도 어쩌면, 비슷한 행태들을 보여왔음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것들과 그들은 결국 '재료와 구축', '브랜드와 자아'를 껍데기를 통해 대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재료의 감성이다. 줄 곧 목재는 결합부를 드러냄이 결국 목조건축의 구조적 미학을 좌우했는데 기존에는 나무와 나무 그리고 철과 함께 결합하여 구조적 해결을 보완했다. 하지만 재료의 미묘한 온도차이가 존재했다. 목자와 철이라... 기능적측면에서 물론 나쁠게 없어서 이러한 방법이 생겼겠지만, 소장님의 관점에서 그 재료의 미묘한 온도차이를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실험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워크샵의 최종 결과물은 결합부를 '경질우레탄'을 사용하기로 했다. 과연 목재의 따뜻함과 우레탄의 따뜻함은 기능성을 넘어 감성적으로 어떻게 다가올지 완성 후 알게 될 것이다. 재료의 질서부터 다시 정리를 하고 이번 프로젝트의 이론적 학습은 마무리 되었다.


잠시후 계획안이 발표되었고, 작업순서는 재료(각재 60x60)를 모듈화 된 순서별로 정리하고, 유닛을 각 조별로 만든다. 그 다음 순서 별 유닛의 조합이 이뤄지면, 구축적 공간체(7500x7500x7500)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고, 피막(한지) 작업을 마지막으로 하면, 우리의 워크샵은 끝난다. 


물론, 이론과정에서 부족한 점도 있고 학생들이 더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지만, 운영상 그러기에는 힘들었다고 한다. 다음에는 보완이 되었으면 한다. 서로의 시각차이겠지만, 워크샵 후 다양한 곳에서 목소리를 들어보면 좋지 않는 이야기도 들렸다. 물론 나와 같이  순수하게 자발적으로 한다고 한 사람은 그런 말조차 꺼낼 수 없었다. 왜냐? "아직 난 배부른 소리 할 시간이 없다." 

그러니 앞으로 프로그램의 선발과 함께 있어서 참가자로 하여금 스스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하게 된다면, 이 곳에서는 열정만 불태우면 된다. 




Session 02. 실습과정



재료는 서울에서 모듈에 맞춰서 배송이 되었고, 우리는 모듈별 재료를 정리 후 각 조에 해당되는 재료를 받아가는 방식으로 워크샵 실습의 첫 노동을 시작했다. 참고로 남자는 파랑, 여자는 노랑, 스탭은 빨강색의 텔레토비를 연상하게 되는 강렬한 비비드 컬러로 성별, 계급별 차이를 두었다. 계급이라 하면 빨강색 입으신 분이 갑처럼 보이겠지만, 3일 간의 워크숍 후에는 그들은 오히려 을처럼 열심히 우리를 보조해 주셨다. 밑에 계신 분은 조남호 소장님과 함께 이번 워크샵을 준비 해주신 황동욱 소장님.




조는 각자 학교별로 구성되었다. 각자 받은 구조디테일 도면과 유닛의 설명서는 벽에 붙이고 작업준비를 완료했다. 이제 남은 것은 작업.








거대한 공간 중에서 유독 뜨거운 열을 발산하는 중정마당에서의 우리작업를 보시고, 소장님은 워크샵 소개를 하신다. 누군가의 노동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으며, 특히 무엇보다 건축을 하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은 동물원에서 호랑이가 먹이먹는 것보다 사실 더 유익한 볼거리라 생각된다. 앞으로도 이러한 역동적인 모습들이 정적인 이 거대공간을 가득 채워나갔으면 한다. 



유리에 반영된 모듈처럼 한 번에 만들어 졌으면 좋겠지만, 그럴 일은 없다. 










Session 03. 설치 및 마무리





3일 간의 워크숍 모든 과정이 촬영된 영상이 설치가 마무리 된 공간체 외벽에 나타났다. 과정은 중요하다. 과정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기록. 우리의 과정이 기록된 영상은 '구축적 공간체'라는 결과를 위함이 아닌 우리가 주인공이 이었다. 영상을 찍어주신 관계자 분과 잠시 몇 마디 나눴던 시간에 그 분이 그렇게 아름답게 보였다는 그 장면들은 모두 우리였다.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다. 12년도 베트남에서 집짓기 봉사활동을 했을 때는 질질짰는데... 









공간체가 설치된 장소는 지하 4층의 로비였다. 오후 5시가 넘어갈 때 빛은 깊숙하게 이 곳까지 당도했고, 우연한 상황이 만들어낸 소소한 아름다움이 있다. 몇 장을 사진을 통해 따뜻함을 느낀다. 결과물이 눈에 천천히 들어올때쯤 의문이 생겼다. 이 녀석 안에 조명이 있으면 안될까? 물론 조명이라하면, 상황상 인공조명을 생각했다. 천천히 이번 워크샵을 곱씹어보면, 조명...필요 없는게 답인 것 같다. 목조라고 꼭 보여줘야한다? 그런 선입견을 버려야 했다. 드러내지 않더라도 이 곳에 와보면 뭔지모를 재료의 따스함과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인공조명을 받았을 때는 사실 메밀묵이 썰려있는 것 같다. 그 만큼 어울리지 않다. 외피가 한지인데 한지가 형광등과 어울리는 소재이겠는가? 그러하니 대중에게 공개될 때에는 다른 양지 바른 곳으로 가길 바란다. 새 것이지만, 새 것의 냄새가 아닌 은은한 딱풀향이 감도는 이 공간체는 몇 가지의 결합 방식을 달리하여, 가벼움과 무거움을 보여주고자 한다. 혹시 문화전당 찾았을 때 이 공간체를 본다면, 천천히 둘러 보시면서 이 녀석의 36.5℃를 느껴보시길 바란다.




Session 04. 세미나/구축적 공간체 오프닝




일본의 4세대 건축가 쿠마 켄고가 왔다.  사실 그의 건축작품 보다는 그를 책으로 만나 오히려 텍스트가 친숙할 정도로 그의 작품에 대해서는 사실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지난 4월 영국왕립미술원(RAA)에서 열린 <공간을 감각하다: 다시 상상한 건축>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건축적 구축술이 아닌 감각(후각)을 이용한 전시였기에 그가 감각에 관한 탐구의 결과물을 보여준 것은 내 졸업작품에 있어서도 좋은 레퍼런스였기에 이번에 직접 질문할 수 있었던 기회도 있었다. 이럴때 아니면, 언제 'Starchitect'와 말을 섞어보겠나... 


<공간을 감각하다: 다시 상상한 건축> http://www.vmspace.com/2008_re/kor/sub_emagazine_view.asp?category=artndesign&idx=11826


쿠마 켄고는 이번에 광주에 방문에서 다음에 자신이 보여줄 구축적 공간체에 관한 컨셉아이디어를 설명했다. 그냥 한눈에 보더라도, 가벼움과 무거움을 보여주는 쿨한 디자인이었다. 근데 아직 구축의 방법에 관해서 정해진게 아니라 정확히 정해진 디자인은 아닌 것 같아보였다. 아시아문화전당 개관에 맞춰서 그 전에 작업을 할 것 같다니 주목보자. 물론 그때도 시간이 나면 참가할 예정.




제1회 건축생산워크숍 Architecture Production Workshop @국립아시아문화전당 : REVIEW


제 1회라는 명칭은 사실 어디에도 기재가 되어있진 않다. 하지만, 이번 워크숍이 일회성을 갖고 단지 이벤트 형식이 아니길 기원하는 마음이고,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참가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 정도로 사실 재미있다. 첫 날 목재를 옮길 때 빼고는 크게 무리가는 일도 아니었다. 그리고, 국내 혹은 국외에서 활동하는 건축가와 학생들이 함께 이러한 과정을 직접 지켜보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겪다 보면, 자연스럽게 작은 건축을 몸소 실천하며 느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된다. 


몇 가지 보완 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피드백을 통해 보완이 되면 좋겠으나,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워크숍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회를 거듭한다면, 상대적으로 서울에 비해서 젊은 건축가가 설 곳 없는 척박한 지방에서 지역의 젊은 건축가들이 학생들과 함께 건축적 실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앞으로 더욱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이 곳에 찾는 사람들이 관람객 뿐 만 아니라 참가자로서도 이 곳을 노크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로서 이번 운영을 맡아 주신 모든 분들과 함께 조남호+황동욱 소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아래는 VMSPACE 기사 내용이다.


[누구를 위한 행사인가: 아시아문화전당 건축생산워크숍] http://www.vmspace.com/2008_re/kor/sub_news_view.asp?idx=6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