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외할아버지 집 마당에는
포도, 석류, 무화과 열매가 열렸다.
외사촌동생들이 생기기 전까지
그 알알이 열매는 모두 내 차지였다.
그중에서도 달달한 무화과를 가장 좋아했다.
마트에서는 쉽게 볼 수도 없고, 외할아버지 집에서만 먹을 수 있기에 더욱 그랬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자식들과 가까운 곳에 살기 위해 아파트로 이사를 하신 이후로 더이상은 달콤한 무화과 맛을 볼 수 없었다.
이 먼 곳 영국에서,
매일 걷는 집앞 골목에 무화과 열매가 떨어진다.
나를 위해 무화과를 따주시고
명절에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따로 빼놓으셨던 외할아버지.
무화과를 보면 늘 외할아버지 생각이 난다.
2014.6.17 런던에 온지 두달 되던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