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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o/Diary

[고마움의 기록] 140524 그리니치 피크닉

[고마움의 기록]


사소한 것에 고마워하고 행복해 하는 것은 진정으로 행복해지는 방법이자 사랑스러운 모습이다.


부끄럽지만, 매일 일기형식으로 하루의 고마움을 다섯 가지 내외로 적어볼까 한다.


스스로 약속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블로그에 기록한다.




24 MAY 2014


일기예보는 하루종일 비가 온다고 했다.

분명 잠깐 비가 온 뒤 다시 맑아질 거라 생각했다. 내가 겪은 런던의 한 달은 늘 그랬으니까.

Yeri누나와 Cutty Sark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고, 커티샥에서 DLR을 내리니까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비를 피하려고 들린 그리니치 마켓의 분위기는 우리를 더욱 들뜨게 했다.

그리니치 천문대에 도착해서도 계속 비가 왔지만 곧 그칠거라는 기대로 잠깐 기다렸더니 역시나 비가 곧 그쳤다.

먹구름이 금새 걷히고 언제 그랬냐는 듯 맑은 날씨에 '역시 런던이군!'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리니치 천문대를 초롱초롱한 눈으로 잘 둘러봤다.



그리고, 커피를 한잔씩 테이크어웨이로 주문한 뒤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앉았다.

런던은 시도때도없이 비가 온다고 불평하기도 하고, 정말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이후의 하늘과 공기는 더욱 깨끗하고 청아하며 행복하다.

누나가 벨기에네덜란드에서 사온 치즈와 와플을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걸어서 카나리 워프로 이동했고, 템즈강변에서 누나가 한 말이 감명 깊었다.

런던은 하늘이 더 낮은거 같다는 말.

서울에서는 빌딩 숲의 틈으로 하늘을 올려다봐야 겨우 보일까말까 지만, 런던은 건물들이 모두 낮아서 언제나 하늘이 보이고, 하늘이 더 낮게 느껴진다는 말.


인간은 하늘에 닿으려고 높은 탑을 쌓았지만, 그럴수록 하늘은 높아지고 있었다.

오히려 낮을수록 하늘은 우리와 가까워진다.


얼마 전 카나리워프를 왔을 때 봐둔 펍 The Grapes는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신세계가 펼쳐졌다.

마치 해리포터의 9와 3/4 플랫폼 처럼.

조용하고 인적이 드물던 거리였지만, 그곳은 복작복작한 사랑방이었다.

저렴한 가격과 아늑한 분위기. 그리고 아담한 테라스는 우리 상상 속 런던의 펍, 그 이상이었다.

감자와 양고기. 그리고 소시지와 으깬 감자.

좋은 향이 있는 에일맥주.

그리고 런던에서 만난 Yeri누나는 나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는 사람이다.




· 나의 수입에 대한 세금 Reference가 우편으로 왔다. 이게 뭔지 당황스러웠지만, 같이 일하는 JY누나가 설명해줘서 고마웠다.

· 펍이나 마트에서 만나는 점원들의 작은 친절과 웃음이 고맙다. 

· Yeri누나가 벨기에에서 Stroop Wafel을 선물로 사다 줬다. 맛있기까지 해서 너무너무 고맙다.

· 런던의 하늘이 더 아름다운 이유와 내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자극을 주는 누나가 고맙다.

· 무한한 행복감을 주는 런던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