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Teo
2월 6일부터 28일까지 런던 Metropolitan University의 Cass Bank Gallery에서
OUT OF THE ORDINARY 라는 이름으로 한국 젊은건축가상 수상작들의 전시가 열린다.
그리고 지난 5일, Pre-opening 행사를 다녀왔다. 초대된 손님과 함께해야만 입장 할 수 있는 행사였는데, 마침 내가 일하고 있는 사무소의 소장님이 초대를 받으셔서 신입사원 Welcome Drink를 가진 후에 함께 전시장을 찾았다.
이 전시 소식을 가장 먼저 나에게 알려준 것은 0Fany형이었다. 그리고 또 순한형까지.
런던 한복판에서 한국 건축가들의 전시를 볼 수 있다는 소식이 굉장히 기뻤다.
그리고 드디어 전시가 시작되는 날이 다가왔다.
익숙한 건축가의 이름, 잡지나 책, 인터넷을 통해 여러번 접한 작품들의 사진과 설명.
그것들이 이곳 런던에서, 영어로 쓰여진 설명을 읽으며 외국인들과 함께 전시를 보는 것은 참으로 묘한 기분이다.
이번 전시에 참가한 작가 및 사무소는 디림건축(임영환, 김선현), 로컬디자인(신혜원), 와이즈건축(장영철, 전숙희), 유타건축사무소(김창균), 이애오건축(임지택), 오우재(김주경, 최교식), 제이와이아키텍츠(원유민, 조장희, 안현희), 조호건축(이정훈), 최-페레이라 건축(최성희, 로랑 페레이라) 이다.
그리고 사진작가 신경섭과 Thierry Sauvage의 작업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큐레이터는 배형민 교수님과 박정현 건축평론가가 맡았다.
오프닝 행사여서, 한국맥주나 와인을 핑거푸드와 먹으면서 이야기도 나누는 즐거운 분위기였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건축가들의 전시 행사인데도, 꽤 많은 외국인들이 함께 하고 있는 모습은 사실 나에게는 다소 의외였다.
전시자체만으로는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다소 있다.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에 전시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움이 많았을 것을 감안하면 그렇게 큰 흠이 되지는 않을 듯 하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 한국 사회에 던져진 문제상황들 속에서 이 젊은 건축가들의 생존 전략과 에너지를 보여 준 이 전시의 전반적인 흐름은, 지금 한국 건축의 분위기를 어렴풋이나마 보여주기에는 적당했던 것 같다.
조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와이즈건축에서 자신들의 조적조 작품 사진과 런던 곳곳의 조적건물의 사진을 병치시켜 구성한 책이었다.
이 책이 이번 전시를 위해서 특별히 만들어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꽤 흥미로웠다.
지반의 특성과 내화성을 갖기 위해 만들어진 수많은 런던의 벽돌 건물과 와이즈건축의 조적에 대한 연구 결과물이 나란히 놓아놓은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사실 나는, 한국젊은건축가들의 전시를 런던에까지 가져와서 전시를 하는 것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을까하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 전시를 한다고 해서, 영국에서 이 건축가들이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거라는 기대는 별로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프닝 행사에 참석을 하고 난 뒤에는 생각이 좀 달라졌다.
사람들을 초대하고, 초대 받은 사람은 2명까지 지인을 데려올 수 있었기에 이 갤러리 전체가 그야말로 한국과 영국 건축계의 교류의 공간이 된것이다.
전시의 내막을 알고보니 2007년 독일에서의 한국현대건축전을 시작으로 중국, 일본, 프랑스 등에서도 기획되었던 해외교류전의 일환이라고 한다.
해외에서 유학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활동을 시작한 많은 건축가들이 그 기반을 잡아나가고 있는 상황이고,
그들 개인의 인적 네트워크가 이런 이벤트를 통해 응집 됨으로써 우리의 건축가를 해외에서 더욱 파급력 있게 알릴 수 있는 하나의 기회인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작년 건축계의 기쁜 소식 중 하나였던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수상도, 해외에서 우리를 알리기 위한 이런 다양한 시도들이 만들어낸 결과물 중 하나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언젠가는 수 많은 사람들이 바라 마지않는 프리츠커상 수상자 배출을 위한 초석이 되겠다는 생각도 든다.
런던에서 체류 중이라면, 이 전시에 방문해서 세계 속 우리 건축의 작지만 강한 에너지를 느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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