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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건축배낭여행] Episode. 01


여행일기 _ 시작


워크샵을 마치고 집에 내려가 휴식을 조금 취하고 서울건축여행을 기획했다. 기간은 2박3일로 학기중 보고싶었던 프로젝트와 전시들 등의 목록을 기록했다. 사실 올해는 경복궁 야간개방을 너무 보고싶었으나, 5년간 수강신청에서도 항상 원하는 과목을 못들었던 나는 물론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야간개장의 광클전쟁을 다음으로 미뤄야했다. 이번 건축배낭여행[서울편] 포스팅에 중점적으로 다룰 사항은 2박3일간 나름의 합리적인 동선 안에서 볼 수 있는 건축, 문화, 전시 등에 중점을 맞췄다. 그래서 이 기간에 여행을 계획하신 분이라면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건축배낭여행 x SEOUL


140730_ 01일 차





여행을 계획한 첫 날은 7월의 마지막 주의 수요일이었다. 그래서 최대한 문화의 날의 혜택을 활용하고자 했다. 


문화의 날이란 무엇인가? 


문화포털




'문화가 있는 날'


영화관을 비롯한 공연장, 미술관, 박물관 등 전국에 있는 다양한 문화시설의 문턱을 낮추어 보다 쉽게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문화융성위원회와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14년1월부터 시행한 제도이다.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된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는 전국의 주요 문화시설을 할인 또는 무료로 즐길 수 있다. 




그래서 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전시 중인 <신선놀음>과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은 무료관람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기획전으로 전시 중인 <오르세미술관展>은 관람료의 50%를 할인(오후 5시 이후) 받았다. 여자친구와 함께한 여행이라 비용절감에 참 좋은 혜택이었다. 


이번 Episode. 01에 포스팅할 내용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문지방'의 <신선놀음>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15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이다.



'문지방'의 <신선놀음> 설치작품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15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국립현대미술관이 뉴욕현대미술관, 현대카드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서울관의 첫 건축전시라고 할 수 있다.

<젋은 건축가 프로그램: YAP>은 젊은 건축가들을 발굴하고, 이들에게 실제 프로젝트의 기회를 주어 성장의 토대를 마련해주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이다. 1998년 뉴욕을 시작으로 2010년 칠레 산티아고의 컨스트럭토, 2011년 이탈리아 로마의 국립21세기미술관, 2013년 터키 이스탄불의 근대미술관이 차례로 국제네트워크에 참여하여 현재 같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4년 올해부터 국립현대미술관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참여한 것이다.


1차 후보군으로 선정 된 건축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비록 미술관 마당 프로젝트를 위해 제안 한 것은 아니지만 국내 젊은 건축가들의 창의력과 실험성을 느낄 수 있도록 전시를 하였다. 


최종 후보군 및 최종선정 건축가의 전시도 함께 구성이 되어있는데 최종후보군에는 김세진, 네임리스 건축(나은중, 유소래), 이용주, AnLstudio(신민재, 안기현, 이민수), 프로젝트 팀 문지방(권경민, 박천강, 최장원)이 올랐고, 이 중 문지방이 최종건축가로 선정되었다. 전시를 통해 각 팀이 자신들의 제안을 준비하고 최종발표를 위해 사용한 도면, 스케치, 모형, 영상 등의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현대카드 컬쳐프로그램15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문지방 <신선놀음> : REVIEW


 전시에 앞서 다른 건축단체에서 주관한 행사가 아닌 현대카드의 컬쳐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 건축전시는 그만큼 전해주는 메세지가 크다. 대중에 대한 건축문화 보급을 기존의 건축이권단체가 아닌 카드회사가 진행했고, 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첫 건축전시를 했다는 점에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페이스북 팔로우로 있는 현대카드 사장인 정태영씨의 건축문화에 사랑은 평소에도 자주 느껴졌지만, 그의 첫 도전이라고 생각되는 건축전시는 신선하게 다가웠고, 항상 건축잡지에서 접했던 YAP 프로젝트들을 사진과 영상으로 접한다 한들 직접 체험해보지 않으면 그다지 쉽게 와닿지가 않는 프로젝트이다.


그런 점에서 최종 우승작인 문지방의 <신선놀음>은 상당히 재미있는 체험형 건축프로젝트이다. 

신선을 넘어선 즐거운 이 프로젝트는 여러가지의 장치들이 조화를 이뤄 그들이 말하는 컨셉을 말한다. 컨셉이자 건축적 목표이자, 그들의 프로젝트 이름인 <신선놀음>은 그 자체가 많은 수식어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직접 체험해 본다면, 쉽게 작품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간략하게 그들의 프로젝트를 설명하자면 이들은 공기풍선, 목재다리, 트렘볼린으로 구성되어져 있다.


여러 개의 공기풍선은 각자의 크기와 모양이 조금씩 다르게 설계가 되어있다. 이들이 조합을 이뤄 풍선군집을 만들어 내는데 마치 구름과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 조금 떨어져 종친부와 인왕산을 오버랩 시켜서 작품을 감상한다면, 더욱 흥미롭다. 그리고 목재다리는 그 구름사이를 건너는 동선이자 산책로가 된다. 다행히도 이 안은 초기안에서 없었던 종친부쪽을 잇는 해결방법으로 제안이 되어서 상당히 건축적인 해결의 완성도를 높혀주었다. 만약 초안으로 완성이 되었다면, 건축적인 해석이 조금 배제된 느낌이 들 수 있었다라고, 추측해본다. 그래서인지 문지방의 <신선놀음>은 하나의 오브제적 작품이라기 보다, 현대미술관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 주는 건축작품으로 완성된 것 같다. 마지막으로 흥미로운 장치는 트렘볼린인데, 쉽게 말해 어릴적 많이 타던 콩콩이다.  관람객은 풍선 사이 사이 연결된 트렘볼린에서 풍선 사이 공간에서 비춰지는 장면들을 체험한다. 그리고 작품 밖에 있는 사람들은 풍선들 사이로 보이는 뛰는 사람들을 통해 모호한 경계성을 감상하게 된다.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미스트이다. 더운날 조금이나마 관람객으로 하여금 시원하게 해주는 촉각적 전달요소이자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높혀주는 장치이다. 안개와 구름 그 사이에 관람객은 구름을 걸어 보면서 서울을 느낀다. 구름 아래에서는 그늘아래서 신선놀음을 즐기고 구름 위에서는 시원한 미스트를 맞으며 신선놀음을 즐기니 무더위에 딱 알맞는 프로젝트이다. 그들의 최종안 렌더링을 보고 저 안이 과연 현실에서 어떻게 표현이 될까? 정말 많은 의문이 있었지만 직접 체험해보면서 그 의심은 미스트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그리고 작년 런던의 내셔널갤러리의 여운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찾아간 오르세미술관展 






사실 국립중앙박물관은 처음 가보았다.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중앙박물관은 상당히 압도적이었고, 그 압도된 스케일만큼이나 압도될 만한 사람들이 줄을 서서 티켓팅을 하였다. 입장까지 40분 가량 대기를 하였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실 미술품 관람하는데 제정신으로 하기 힘들었지만, 중간 중간 발길을 멈추게 하는 작품들이 있었다.  총 6가지로 분류된 전시는 인상주의와 그 이후로 부터 상징주의와 나비파까지를 다루게 된다. 자세한 내용은 http://www.orsay2014.com/main/ 에서 확인




그리고 마지막 일정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개관 전부터 끊임없는 건축계의 논락 속에서 결국에는 알을 까고 나타났다. 최근 뉴스에서 '혈세 먹는 하마'가 될 것으로 예상했던 DDP는 재정자립도가 84%가량 된다는 점에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고 전했다. 그리고 재다은 내년부터는 운영비 100% 자체 해결을 할 수 있다고 전망하니 일단은 건축적인 이야기를 빼고 이야기를 한다면 나쁘지 않는 결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실제로 DDP의 모습은 어떠할까? 






여행 첫날에 방문한 DDP에서의 목적은 야경촬영이었으나, 이날 가지고 온 나의 A55가 핀문제로 인해 고장이 났음을 알고 여행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3일간 폰카로만 촬영을 해야되다니...하지만 G2 카메라는 이제껏 나에게 신뢰를 많이 줬기에 최대한 긍정적인 마음으로 사진을 담고자 했다. 하지만 밤 10시가 가까운 시간에 내부 공간을 담기에는 너무 많은게 변해 있어서 굳이 담을 만한 컷이 없었다.


많은 공간들이 입점이 된 상황에서 나는 이 곳이 DDP인지 백화점의 일부부인지 구분하기 힘들었다. 물론 사진을 담을 필요성도 못느꼈다. 내부 공간은 여행 2일차때로 미루고 외부 산책로를 통해서 감상을 했다. 생각보다 훌륭했다. 이 훌륭하다라는 의미는 결국 생소함에서 다가오는 나의 감정을 말하는 것 같다. 마치 처음이라서 느껴보는 신기함 정도? 사실 외관에 대해서는 DDP에 대해서 뭐라고 할 수 없는게 땅이 같고 있는 흔적은 역사를 품고 있지만, 주변경관 즉 DDP를 둘러싸고 있는 풍경은 역사를 담기보다는 현재를 말해주고 있는 상황이었고, DDP는 역사적 흔적 위에 조심스럽게 착륙해 앉아있다. 


그리고 주변의 현대적 풍경을 자신의 미래적 자화상과 함께 오버랩시켜 환유의 풍경을 만들려고 했던 것 같다. 물론 최종안에 사라진 지붕층 산책로는 그 완성도를 높혀주었을 것으로 생각됬지만, 여전히 아쉽다. 제대로 DDP를 훑어본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내 주변에 있는 ACC(국립아시아문화전당)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디자인과 건축적 해석이며, 이 곳 DDP를 대하는 시민들 혹은 방문객들의 표정을 보면 DDP가 갖고 있는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해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여행의 첫 날 일정을 마치며, 평소에 서울을 가면 좋아하는 광장시장에 들러 빈대떡과 육회를 먹으며, 하루를 정리했다.

DDP에서 부터 청계천을 건너서 도착한 광장시장. 늦은 시간이라 많은 사람들이 빠져나간 후였지만, 오늘 하루 다녀간 곳은 결국 편안하다기 보다 어색하고 이해의 마음을 열며 누려야했다. 그만큼 발걸음은 빨라지고, 더 방황하며 정신없이 감상했다. 그래서인지 사실 첫날에 큰 인상을 남긴 곳은 없었다. 눈이 반응하기 보다 내 마음이 반응하는 공간은 아직 발견을 못했지만 2일차 3일차에는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무리는 편안한 빈대떡 집에서 했으니, 마음의 위안을 삼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