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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o/[런던건축일기]

[2주차] 건축워홀런던객체의 일기

X Teo



사무실 2주차


어느새 또 한 주가 끝이 났다.

지난주에 평면을 확정 지었고 이번 주 부터는 건축주에게 최종검토를 받을 Full Package와 우리나라로 치면 구청Council에 허가를 받기 위한 준비를 했다.

최종 Full Package에는 Site Location, Block Plan, 현황사진, 평면을 비롯한 입면, 단면 등의 도면이 포함된다.

그래서 평면 이외의 도면도 준비해야 했다. 


Revit을 이용해 BIM설계를 할 경우 모든 도면과 모델링이 동시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CAD보다는 손이 덜 간다.

하지만 그렇게 기대했던 것은 나의 오산........


처음 이 BIM 모델링 작업을 시작한 것이 내가 아니었기 때문에 모델링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각 부분마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알지 못했다.

그래서 단면과 입면을 확인하면 할 수록 자꾸자꾸 문제가 쏟아져 나왔다...

건물의 실측을 한 사람과 모델링을 한 사람도 달랐기 때문에 사소한 문제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입면에서 발견된 문제를 바로잡으면, 단면에서의 문제가 발견되고, 단면에서의 문제점을 바로잡으면 계단에서 또 문제가 발생하고...

계속해서 발생하는 문제들의 반복되는 피드백으로 정신적으로 힘이 들기도 했다.

Revit을 웬만큼은 다룰 수 있지만 실무에서의 사용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나 스스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을 매번 물어보면서 작업을 해야 하는 것도 은근히 스트레스다.

Alex가 친절히 알려 주지만, 그도 그의 프로젝트가 있기때문에 늘 미안하다.

Alex가 목요일에는 작업을 급히 마무리하고 Meeting을 가야 했기 때문에 그때는 쪼끔 짜증을 냈던 것 같다ㅋㅋ



미생에서 주인공들이 왜 그렇게 옥상을 자주 갔는지 이해가 된다. 사무실 테라스에 텐트치고 살고 싶다ㅋ



이번 주의 업무에서는..


평면 계획을 위해서 한 주를 썼던 것과 같게 허가와 결과물을 위해 한 주를 투자했다.

평면 위주의 계획이었지만 단면, 입면의 오류를 바로 잡는 것과 Package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 많은 시간이 들어갔다.

역시 계획만큼이나 결과물의 완성도가 중요한 것이다. 

결과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때로 건축가 모든 과정을 결과물로 압축해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덧붙임 1.

점심시간에 친구를 만나서 같이 밥을 먹기로 했는데, 업무때문에 두번이나 약속을 제대로 지킬 수 없었다.

하루는 예정했던 곳이 아닌 곳에서 급하게 식사를 해야했다. 그럼에도 점심시간에 만나서 같이 점심을 먹는다는게 참 행복했다.

그리고 금요일 퇴근 후 저녁에나마 가려고 했던 곳에서 같이 식사를 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이번 주는 업무 외적으로, 

머릿속을 괴롭히고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슬픈 사실을 알게 되면서, 머릿속이 복잡한 한 주 였다.

어서 내 자신으로 돌아와야겠다.



덧붙임 2.

이 시리즈의 제목은 원래 'OOOO에서의 n주차' 라고 하려고 했다. OOOO은 사무소의 이름.

그런데 'OOOO'로 우리 사무소를 검색했을때 내 글이 뜨는것이 아무래도 염려가 되어 글에서 사무소 이름을 다 뺐다ㅋㅋ

그리고 '런던 건축사무소 일기'라고 하려니 제목이 너무 심심하다.

그래서 제목을 뭘로 할까 고민하다가...

이상의 시집 '건축무한육면각체'에서 따와........... 

언제 또 바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