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마을 끝자락에서 만난 여수 오포대
이 곳을 알게된 것은 불과 이틀 전 MBC 뉴스데스크가 끝나고 이어지는 지역소식을 다루는 뉴스에서 오포대에 관한 소식을 접했다. 여수시는 원도심에 위치한 오포대 일대 부지를 10억여원을 들여 매입했었고 복원통해 여수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 공원을 완공했다는 것이다. 이 소식보다 시선을 압도했던 조적구조물은 당장 가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만나게 된 이 곳. 여수 오포대이다.
깊숙하게 따지고 들지는 않았지만(혹시라도 잘못된 사실이 있다면, 댓글을 통해 정정 해주시길 바랍니다), 얼추 인터넷이나 오포대에 설치된 안내판에는 오포대를 이렇게 설명했다. 오포는 예전에, 정오를 알리는 대포를 이르던 말로 한말과 일제강점기에 정오를 알리던 신호이며 오포대는 오포를 쏘아 올린 곳이다. 오포는 오정포의 준말로 처음에는 포를 쏘아 정오의 신호를 삼았기 때문에 이 이름이 생겼으나, 그 후 사이렌으로 정오를 알린 뒤에도 여전히 '오포 분다'고 하였다.
구전된 이야기 외에 기록으로 정확하게 남겨진 오포대에 관한 내용은 상당히 빈약해 보인다. 오포대 옆에 적혀진 소개에서도 '최근 알려진 바로는 '일제 강점기 군사적으로 이용하였다'라는 설도 있었으나 현재는 아무런 기능을 하지 하지 않는 근대 시설물로 남아있다.'라고 되어있는데 나만 뭔소린지 이해를 못하는 건지...전개가 오묘하다.
이에 관한 내용을 찾아보니 작년 순천대학교 지리산문화원 여순센터장인 주철희는 '일제강점기, 여수를 말한다'라는 책을 출간하며, 그 내용에 오포대는 조망등(써치라이트) 부대가 주둔했던 곳으로 밝혀냈다라고 한다. 책을 읽어봐야지 알겠지만 이 단순해 보이는 구조물이 감추고 있는 이야기는 상당해 보인다.
원기둥 형태의 구조물 옆에 박공모양의 건물이 붙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있다. 이 부분은 언제 사라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구조적인 불안정으로 철거했다라고 하는데... 사실 그냥 썰인것 같기도 하고 모르겠다. 그리고 사진들을 보면 알겠지만, 다양한 상흔들이 곳곳에 남겨져 있는데, 창문에 위치인 것 같기도 하고, 쉽게 판단하기 힘든 흔적들이다. 확실한 것은 망루부분은 기존의 시멘트를 제거하고 새로운 벽돌로 대체했으며, 문도 달렸다. 크게 변화가 없다. 10억이 투자된 사업에 비해 오포대에는... 주변이 참 말끔하게 변했다.
A4용지 절반도 안될 것 같은 오포대에 관한 소개는 이들이 오포대에 관한 역사적 고증을 얼마나 소홀히 했는지를 알 수 있었으며, 주변정비에 관해서도 고소동 벽화마을과 오포대의 경계가 애매할 정도로 불분명하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오포대 앞 새롭게 마련된 전망대 같은 경우... 제일 나빴다. 오포대에 조명은 설치했지만, 전망대 때문에 시야는 가리는 현상을 나을 것으로 예측되며...무슨 말을 더 쓰고 싶지만, 아무 죄없이 시키는 대로 블록을 쌓느라 고생하신 분들의 노력이 있으니 생략해야겠다. 전망대 사진은 위에서 두번째 사진을 참고하면 된다.
ⓒ 블로그 '여순연구소'
어렵지 않게 내부 사진을 구할 수 있었다. 마치 윤동주 문학관의 물탱크의 내부공간 처럼 세월의 흔적과 한 줄기의 빛이 장소적 힘을 느끼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듯 하다. 현재 내부는 들어갈 수 없으나 저기 생전 처음보는 문을 열면 어떠한 광경이 펼쳐질지는... 오포대가 원했던 원치 않았던, 현재는 이른바 광장과 같은 형상의 공허한 공간에 마치 고소동 벽화골목의 오벨리스크 처럼 외롭게 남겨져 있다. 이 날의 그림자의 무게는 무척이나 더 무거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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