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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주차] Barbecue Party X Teo Barbecue Party또 한달이 끝이 났다.한달이 지났다는 것은 월급이 들어온다는 의미에서, 그리고 내 경험이 또 한달 쌓였다는 점에서 기쁘다.하지만 런던에 온지 일년이 지나고 나니, 이제 한달한달 지나가는 것이 슬퍼지기 시작했다. 다시 겨울이 돌아올때 쯤이면 런던을 떠나야 하기에, 그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슬프다.최소 8개월은 넘게 시간이 남았지만, 워낙에 걱정과 근심을 미리 당겨서 하는 나라서 그렇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으면 걱정이 없겠네' -티벳 속담 5월 중순부터 일을 시작하기로 했던 2명 중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Becky가 이번주에 출근을 했다. 급한 인테리어 프로젝트가 있어서다.Mike에 이어서 또 한명의 정통 런더너가 우리 사무실에 들어왔고, Alex 자리였던 내 옆..
[12주차] Keep Calm and Carry On X Teo Keep Calm and Carry onAlex가 떠났지만, 사무실은 계속해서 바쁘고, 더 바빠지고 있다.그간 도움이 필요할때마다 사무실에 간간히 들러주시던 양소장님이 조만간에 Partner로 합류할 예정이고, 2명의 직원도 새로 들어올 예정이다. 이번주에는사무실에도 한가지 사건이 있었고, 나의 마음을 흔드는 사건도 하나 있었다. 이소장님께서 SP누나가 조사한 Development의 사례를 보다가, 굉장히 눈에 익은 프로젝트를 하나 집으셨다.우리 사무소에서 몇년 전에 진행했던 프로젝트와 굉장히 유사한 것 같다고 하셨다.그 몇년 전의 프로젝트를 서버에서 찾아서 비교 해보았더니 정확하게 우리 회사가 초기 계획단계를 진행했던 프로젝트였다. 우리 회사와 함께 일을 진행하던 Developer가 몰래 다..
[11주차] 그가 남긴 것. X Teo 그가 남긴 것.Alex는 예정대로 떠났다.그의 마지막 날이었던 금요일에 케익과 와인으로 조촐한 송별회를 가졌다.이소장님은 Alex를 위해 휴대용 전자키보드를 깜짝 선물로 준비하셨다. Alex가 그리스에서부터 가져온 키보드를 꺼내서 두드려 볼 시간조차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찍이 준비해 두셨단다. 소장님의 선물도 Surprise였지만, Alex도 깜짝 선물을 모두에게 나누어 주었다.각자에게 어울리거나 관심사에 맞는 책을 하나하나 골라서 포장까지 한 책이었다.나에게는 함께 대화를 나눈적이 있는 Calvino의 Invisible Cities를 주었다. 아주 흥미로운 구성의 소설이다. 조금 난해하다는 말도 있던데 영어로 내가 이 책을... 꼭 읽어내야지..!!모두가 함께 적은 편지를 Alex에게 주었..
[10주차] Alex와의 마지막 프로젝트 X Teo 10주차이번주는 '하얗게 불태웠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건축주 미팅 준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음주 월요일 마감에 맞춰 디테일 도면을 완성하기 위해 엄청난 몰입을 했다.일주일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목요일에는 새벽 3시에 퇴근을 했고, 금요일은 밤을 세서 토요일 새벽 6시에 퇴근을 했다. 이틀간 39시간을 일한 셈이다. Alex나 소장님이 일을 하라고 시킨 것도 아니었고, 퇴근을 안하면서 까지 해야할 의무는 없었다. 그냥 계속 Alex를 돕고 싶었고 이상하게도 피곤하지가 않았다.Alex와 즐겁게 일을 했기 때문일거다. 그리고 Alex와 함께 하는 마지막 프로젝트 이기도 해서다.토요일 늦은 밤에는 퇴근하셨던 소장님께서 갑자기 다시 돌아오셔서는 상세도면 작성에 도움을 주셨다. 레드불과 함께 보이..
[9주차] 건축주 미팅을 준비하다. X Teo 9주차월요일부터 Summer Time이 시작되었다.한시간이 당겨져서 하루가 시작되었고, 덕분에 이제 해가 떠있을때 퇴근을 한다.여름이 오면 9시는 넘어야 해가 질테고, 모기와 더위가 없는 환상적인 영국의 여름이 시작 된다! 이번 한주는 시간이 정말 짧았다. 금요일부터 부활절 연휴여서 실제로 날짜가 짧기도 했고, 수요일의 건축주 미팅을 준비하기 위해서 월화 이틀을 바쁘게 보냈기 때문이기도 하다.화요일에는 11시에야 퇴근을 했다.하지만 뚜렷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인지, 늦게까지 일을 하는 것이 그렇게 고통스럽거나 지겹게 느껴지진 않았다.오히려 오랜만에 무언가에 몰두해서 바쁘게 움직이는 기분이 썩 괜찮았다. 실시설계 도면을 작성 하면서, Fire Safety Plan이라는 것을 그렸다. 화재시 출구에..
[8주차] 몇번의 우울과 한번의 술 그리고 잠깐의 행복 X Teo 8주차월요일은 원래 Alex가 쉬는 날이니 나에게 주고 간 숙제를 하면서 하루를 버텼다.그리고 화요일.. 이상하게 Alex가 너무 늦는다 싶었다.10시쯤이 되어서 소장님에게 Alex의 연락이 왔다. 여자친구가 갑자기 아파서 병원이라고 했다.Alex가 걱정되기도 했지만, 궁금한 것을 물어볼 사람도 없고 같이 대화 할 사람도 없이 또 하루를 보낸다는 것이 참 우울하게 만들었다.가끔 느끼지만, 알게모르게 나는 누군가에게 감정적으로 의지하는 경향이 있다. 사무소에서는 Alex에게 의지를 하는 편이다.그리고 돌아온 Alex는 표정은 그리 어둡진 않았지만, 두분의 소장님과 따로 밖에 나가서 대화를 나누었다.그 다음날에도 다시한번 밖에 나가서 대화를 나누었다.그래서 아마 Alex가 연봉협상을 하는 것이거나..
[7주차] Tender Package를 작성하다. X Teo 7주차이번주는 목요일에 일찌감치 두개의 프로젝트를 모두 끝냈고, 건축주의 최종확인을 기다리고 있다. 비슷한 두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오가며 진행을 하다보니, 어느 프로젝트의 업무인지 헷갈릴때가 있다.도면을 직접 그리는 나보다는, 확인과 검토를 해주는 Alex가 특히 혼란스러워 했다.각 프로젝트 별로 집중도가 떨어지는 부분도 있었고, 결국 소장님이 하나를 먼저 끝낸 뒤에 다음으로 넘어가자고 하셨다.아마 앞으로는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일이 별로 없을 듯 하다. 이번주 프로젝트 중 하나는 굉장히 간략화 된 단 한장의 도면으로 카운실 허가를 준비했다.한장에 우리의 계획안과 도면을 이해하기 위한 모든 정보를 담아야 했다. 이번주에도 이소장님은 명언을 남기셨다."건축가의 여러 업무 중에서도, ..
[6주차] 봄이 왔으니 즐겁게, 일을 합시다. X Teo 6주차주택 확장 프로젝트들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 어쩌면 나는 이 소규모 주택 프로젝트들만 계속 진행할지도 모르겠다. 이번주는 두 프로젝트를 왔다갔다하며 동시에 진행했다. 특별히 시간에 쫓기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이 여유로운 한 주를 보냈다. 시간에 쫓기지 않으면서 여러 일을 동시에 진행할 때, 좀더 내 능력이 한껏 발휘되고 왠지 모르게 재미도 있다. 아마 내가 바쁜 것을 즐기는 것 같다. 한가지 일을 마무리 하면 바로 다음 일을 진행하고, 틈새의 시간에 또 다른 일을 진행하고. 시간에 쫓기거나 누군가의 지시로 움직이기 보다는, 나 스스로의 페이스에 맞춰서 여러 일을 진행 할때가 즐겁다. 사실 지지난주에 계속 일정에 쫓기면서 일을 할때는, 엄청 바빴음에도 시간이 빨리가서 좋다는 생각은 전혀 안들..